朴정부 정상회담 관례 바뀔까?

미국→일본→중국順 변화가능성 관측 제기돼

2014-02-26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미국→일본→중국 순으로 가져왔던 정상회담 관례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정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박 대통령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아직 상대국과 구체적인 일정 협의까지는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그러나 변화하는 동북아 정세에 대응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정상외교를 위해 한반도 주변국과의 회담 순서를 과거와 다르게 조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잇다.특히 한미 원자력협정과 5월 개최예정인 한·중·일 정상회담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우선 박 대통령이 거듭 강조해 오고 있는 원자력협정 개정문제는 한미 정상회담 일정의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한미 정상회담 전까지 개정 협상의 방향이 잡히든가 정상회담을 통해 적어도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이 ‘그림’이 좋다는 이유에서다.그러나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은 올 상반기가 사실상의 시한이지만 한미간에는 재처리와 농축 등 핵심 사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이 때문에 자칫 서둘러 방미를 했다가 소득이 없을 경우 국내에서 정치적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이런 맥락에서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상황 등을 보고 박 대통령의 방미 및 한미 첫 정상회담 시기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역대 정부에서는 한국 외교의 주축인 한미동맹 차원에서 관례적으로 미국과 가장 먼저 정상회담을 진행했다.미국과의 관계가 더없이 좋은 상태라는 평가가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굳이 방미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논리도 이런 관측의 배경이 되고 있다.정부의 한 소식통은 26일 “한미동맹은 현재 공고한 상태”라면서 “한미간에는 조기 회담보다는 실질적인 회담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만약 미국과의 정상외교 일정이 2008년(4월 개최)보다 늦어질 경우 일본, 중국 정상과의 만남이 미국보다 앞설 수도 있다.한·중·일 3국은 2008년부터 3국을 돌아가면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현재 3국 정상회담은 5월 개최를 염두에 두고 실무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회담에서는 통상적으로 3국 회담 외에 한중, 한일간 정상회담도 별도로 개최돼 왔다.이 때문에 5월에 3국 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 이 기회에 중국, 일본과의 양자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경우에 따라 이는 한미정상회담보다 빠르게 열릴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특사단을 중국에 먼저 보낸바 있다.물론 중국의 경우 3국 정상회담에는 국가주석 대신 총리가 참석하고 있어 완전한 의미의 정상회담이라고 하기는 부족한 부분도 있다.그러나 한미동맹이 갖는 국내 정치적 함의가 크기 때문에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가장 먼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정부 내에서 여전히 적지 않다.

한미 정상회담 일정은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의 다음달 방한 등을 계기로 조금 더 구체화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