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방향] 남북 협력 기조 맞춰 신북방경제 역점 추진
홍남기 "남북경협 물밑준비...언제든 본격화"
통일부도 "북한 개별관광 독자적 추진 가능"
대외여건 개선 진단 "긍정적 모멘텀 잘 활용"
2020-01-20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정부가 러시아와 몽골, 중국 등 북방국가들과의 교역 확대에 초점을 둔 올해 대외경제정책방향을 20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5대 정책 방향에서 미중 무역 갈등이나 일본과의 수출규제 갈등 등 대외 리스크 관리는 후순위로 밀렸다. 대신 신북방 정책을 최우선 순위에 둔 것인데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추진 의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북방정책 성과 가시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신북방정책 역점 추진 △수출 시장 및 경제 영토 확장 △해외 수주·외국인 투자 유치 △대외 리스크 안정적 관리 △국제사회 논의 선도 및 평화 경제 기반 구축 등 대외경제정책 5대 방향을 발표했다.
신북방정책과 관련 홍 부총리는 “올해는 러시아·몽골과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로 북방 국가들과의 협력 증진이 집중되는 신북방정책 본격 추진 등 신북방 협력의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금년이 명실상부한 신북방정책 성과 창출의 원년이 되도록 북방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협력사업의 성과를 가시화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도 올해를 ‘신북방 협력의 해’로 삼고 신북방정책의 실질적 성과를 내도록 적극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2020 신북방정책 전략’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올해 다시 찾아오기 힘들 정도로 굉장히 좋은 계기를 맞은 만큼 신북방정책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북한 개별관광 세 가지 유형 추진
당시 보고에서는 신북방정책을 남북 협력의 지렛대로 삼기 위한 논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홍 부총리는 평화경제를 5대 방향의 하나로 제시하며 “한반도 비핵화 논의의 진전 상황에 따라 언제든 남북 경협을 본격화할 수 있도록 물밑에서 착실히 검토·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남북 경협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현재 북한 개별관광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이날 통일부는 ‘개별관광 참고자료’를 통해 △이산가족 또는 사회단체의 금강산·개성 지역 방문 △한국민의 제3국 통한 북한지역 방문 △외국인의 남북 연계관광 허용 등 세 가지 유형의 개별관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별관광은 대북제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세컨더리 보이콧도 적용되지 않는다”며 “우리가 독자적으로 추진 가능한 사업”이라고 했다. 다만 “유엔 제재 등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트북, 휴대폰, 카메라 등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드 이전으로 대중교역 회복"
신북방정책의 핵심 대상국가는 러시아와 중국이다. 정부는 러시아와 △철도 △전기 △조선 △가스 △항만 △북극항로 △농림 △수산 △산업단지 등 9개 분야 협력을 뜻하는 ‘9개 다리 협력체계’에 금융·문화·혁신 등을 추가하는 ‘9개 다리 협력체계 2.0’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한·러시아 소재·부품·장비 공동 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경제·문화예술·지식교류 등 270여개 행사를 추진키로 했다.
중국과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이전 수준으로 경제협력을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올 3월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경제장관회의에서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예상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은 정부 정책을 현실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대외여건 개선흐름 잘 활용"
정부는 이밖에 연내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최종 타결하고,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도 마무리짓는 등 신남방정책을 보다 고도화하고, 중동·아프리카·중남미 등과의 협력을 강화해 경제 영토를 넓히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올해 대외여건에 대해서는 “세계경제와 글로벌 교역의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서 서명이 이뤄졌고, 연초 격화 조짐이 있었던 중동 불안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개선흐름과 긍정적 모멘텀을 잘 활용한다면 국내 경기반등을 뒷받침하는 기회요인으로 살려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