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4호기 냉각수 누출 은폐 시도?

11명 노출, 즉시 빠져나와 인적피해 없다지만…냉각수 전량 회수된 후 공개 논란

2013-02-26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문제로 지역 및 환경단체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가 4호기에서 발생한 냉각수 누출사고를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나 누출된 냉각수를 전량 회수할 때까지 은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경상북도 경주시에 소재한 월성원전 4호기(가압중수로형·70만㎾급)에서 냉각수 누출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24일 낮 12시 45분경으로, 26일 월성원전본부 등에 따르면 4호기에 대한 정비 작업 도중 냉각수가 원자로 건물 내부에 누출됐다.이번 사고는 계획예방정비 도중 증기발생기 내부에 일부 잔여압력이 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하고 증기발생기 세정을 위해 작업자 출입구를 개방하면서 발생했다.원전 측은 사고 당시 현장에는 11명의 직원이 있었으며 곧바로 대피했다며, 냉각수 누출 당시 원자로 건물 내부에서 작업하던 직원들은 즉시 원자로 건물 외부로 나와 방사선에 따른 인적 피해는 없다며, 25일 정오께 누출된 냉각수 143㎏을 전량 회수했다고 강조했다.원전 측에 따르면 작업 참여자에 대한 방사선 노출상태를 확인한 결과 최대 노출 선량이 0.34mSv로, 종사자 제한 노출 선량인 20mSv의 1.7%이고 일반인 제한 선량(1mSv)에도 미달하는 경미한 수치라고 한다.원전 측은 이번에 누출된 냉각수량이 143㎏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 보고대상과 인터넷 공개대상이 아니지만 정보 공개 차원에서 사고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지만 사고 발생 이틀이 지난 뒤 공개함으로써 은폐하려다가 뒤늦게 공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이러한 의혹에 대해 월성원전 측 관계자는 “작업 직원들이 누출된 냉각수에 직접 접촉되지는 않았다”며 “누출 냉각수 제거작업 등 내부 과정을 거쳐 발표한 것이지 숨기려했던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원전 측 설명대로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시에 다르면 24시간 이내 200㎏ 이상의 냉각수가 시설 내부로 누설된 때에는 4시간 이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구두 보고하고 다음 근무일 이내 인터넷에 공개하도록 규정돼 있다.월성 4호기는 현재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냉각수 누출로 외부환경에 방사선 영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월성 4호기는 계획예방정비를 위해 발전을 정지한 상태였다. 지난 23일 발전을 정지했다. 정비를 마친 후 오는 4월1일께 발전을 재개할 예정이다.한편 지난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원전 사고는 운영주체인 도쿄전력의 사건 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은폐한 것으로 인해 방사능 유출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진 것으로 알려졌다.국내에서는 지난해 초 고리원전 1호기에서 발생한 블랙아웃 사고가 한 달 간이나 은폐되는 등 원전 운영주체의 비밀주의 자체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 원자력발전소들을 ‘시한핵폭탄’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