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감초, 원산지 중앙아시아·중국보다 한국서 잘 자라”
생육기 온도 알맞고 토양 수분 풍부해 유리
2020-01-22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국내외 재배 감초의 생육 상태와 재배 환경을 비교‧분석한 결과,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중앙아시아와 중국, 몽골보다 감초 재배에 더 알맞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감초는 약리적인 효능과 감미(단맛)가 탁월해 한약재나 건강 기능성 식품의 원재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용식물이지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농진청은 감초 국산화 연구의 하나로 2017년부터 3년간 키르기스스탄과 몽골, 중국을 돌며 현지 환경조사와 문헌조사를 통해 원산지 감초의 생육 상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주요 원산지의 재배 감초는 매우 느리게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르기스스탄 이식쿨 지역의 재배 감초 키(초장)는 1년에 성인 발목 정도밖에 자라지 않아, 상업적 재배에 실패했다. 몽골 헨티주 지역의 재배 감초 또한 3년생 감초의 키가 50cm~60cm 정도로 성인 무릎 높이에 불과했다.
반면 한국의 감초는 1년생 평균 키가 1m가 넘고, 뿌리 발달도 키르기스스탄과 몽골보다 빠르게 진행했다. 상업적 생산이 활발한 중국 신장 지역 감초와 비교해 봐도 국내 2년생 감초의 키는 현지에서 3년~5년 정도 재배한 감초와 비슷하거나 더 컸다.
이는 감초가 춥고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농진청이 지난해 연구에서 밝힌 것처럼 고온에서 물과 양분을 많이 소비하며 생육이 왕성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 감초의 생육기 기온을 약 3℃ 높인 경우 수량이 최대 60%~70%까지 증가했다. 여름철 고온 피해를 전혀 받지 않았으며 고온과 함께 강한 빛이 비치는 조건에서도 광합성 작용이 활발했다.
장재기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약용작물과장은 “이번 연구는 우리 땅에서도 충분히 우수한 감초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다만 감초는 비로 인한 병 발생과 잡초에 취약하므로 재배할 때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국제농업개발학회 학술대회와 한국약용작물학회 추계학술대회 발표를 통해 학술적으로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