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등 과거 벤처 1세대들과의 깊은 인연
잦은 유상증자와 신뢰 잃어가는 신사업만 늘어나
잦은 경영권 교체로 인해 계속기업 불확실성만 확대
2021-01-27 이승익 기자
[매일일보 이승익 기자] 최근 대주주 지분의 반대매매와 예고된 추가 반대매매의 공시로 코스닥 상장기업인 포티스의 주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대주주 지분의 반대매매를 두고 감사의견 시즌을 앞둔 시점에서 내부의 말 못할 속사정으로 인해 상장폐지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입소문도 돌고 있다.
지난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포티스는 최대주주인 이노그로스가 지투인베스트먼트에 담보로 제공한 주식 938만863주가 기한이익 상실로 전량 반대매매됐다. 또 23일에는 채무자 런커뮤니케이션과 채권자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출계약도 기한이익이 상실 되어 이노그로스가 담보로 제공한 주식 1,428,572주 추가 반대매매 될 수 있다고 공시됐다.
포티스는 지난해 2월에도 이같은 대주주 지분의 반대매매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최대주주였던 조재훈 대표는 주식담보로 50억원을 대출받았으나 이를 상환하지 못해 보유지분 345만9800주를 반대매매 직전 장내 매도됐고 동시에 조대표가 담보로 제공한 133만4616주도 반대매매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당시 한국증권거래소는 포티스에 공시 불이행 5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벌점 11점·공시위반 제재금 4400만원을 부과했다.
이번 반대매매를 행사한 채권자 지투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8년 3월에 설립된 컨설팅 회사로 손진복 상지카일룸 이사가 대표를 맡고 있다. 또 손대표는 상지카일룸이 100% 출자한 종속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대부업체 채움인베스트먼트 사내이사로 근무중이다. 이같은 자금흐름의 관계를 역추적하면 기존 포티스의 대주주였던 이노그로스는 사실상 껍데기 회사에 불과하고 상지카일룸 관계사들의 자금으로 인해 사실상 인수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관계자들은 최근 포티스가 시장의 매물로 나왔지만 여러차례 M&A가 취소되며 계속기업으로서 불확실성 이슈가 불거지자 사채업자인 지투인베스트먼트가 더 이상 큰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반대매매를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포티스는 그동안 수차례 잦은 대주주 변경과 끊임없이 추가되는 신사업으로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잃어갔다. 지난 2014년도에는 한글과 컴퓨터 창업자인 이찬진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소액주주들로 하여금 큰 기대를 불러일으켰으나 2017년도에 회사의 대주주가 변경되며 돌연 사임했다. 이찬진씨는 지난 1996년 탤런트 김희애씨와 결혼해 세간의 관심을 받은 바 있는 벤처 1세대 대표주자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코스닥 교육전문기업인 UCI가 포티스의 주식 665만5574주를 40억원에 취득하고, 3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인수 계약도 전격 철회했다. UCI 측은 "포티스의 납입자 변경으로 인한 납입 철회 요청에 따라 포티스의 주식 및 전환사채 취득 결정을 철회한다"고 계약 취소 이유를 밝혔다.
이밖에도 계속되는 전환사채 발행, 3자배정 유상증자, 독일 바이오 기업 인수, 홍콩의 블록체인 기업 제휴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경영권 교체와 자본조달, 그리고 진정성 없는 신사업의 나열로 M&A 시장에서도 신뢰를 잃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포티스는 에이플러스컴퍼니로부터 4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주주 교체를 예고했고 오는 2월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경영권 교체를 예고했다. 또 사명도 기존 포티스에서 데이원코퍼레이션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스포츠토토 및 복권사업, 공연 엔터사업등의 신사업을 이번에도 추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마져도 최근 최대주주의 반대매매로 인한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임시주총에서 통과될지 의문이다.
지난 2018년도 포티스의 감사보고서에는 매출 급감과 신규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손실, 유동성사채의 조기상환권 청구로 인해 계속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기재된 바 있다. 올해도 만약 임시주총에서 위의 안건들이 부결될 경우 포티스는 사실상 무주공산의 회사가 되며 계속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은 더욱더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