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사스·메르스 사례 참고 내수경기 조치 시나리오별 준비"
"성장률에 영향 전혀 없을 거라고 말할 수는 없어"
"경제적 영향 최소화 위해 모든 정책역량 총동원"
2021-01-28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우한 폐렴'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확산 사태와 관련해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등 과거 사례들을 참고해 내수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철저히 점검해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해 '우한 폐렴'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방역예산 지원과 경제영향 최소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중국 내 확산이 중국 소비 및 생산활동에 미치는 영향과 글로벌 경제, 우리 수출 등에 가져올 파급 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 중"이라며 "내수 등 국내 경제활동의 경우 아직은 그 영향이 제한적이고 향후 전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확산의 부정적 효과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사스와 메르스 등 과거 사례들을 참고해 관광 및 서비스업 등 내수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철저히 점검하고 분석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국내 금융시장 영향에 대해서는 "국내 금융시장의 경우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우리 금융시장의 복원력과 탄탄한 대외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사전에 마련해놓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선제적이며 신속하고 정확하게 시장안정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국민 안전 확보와 경제적 영향 최소화를 위해 모든 정책역량을 총동원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국민들께서 과도한 불안감 없이 정상적으로 경제활동을 영위해달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또 방역 예산 집행 방안과 관련해서는 "이미 올해 예산에 반영돼 있는 방역대응체계 구축운영비 67억원, 검역 및 진단비 52억원, 격리치료비 29억원 등 총 208억원의 방역대응 예산을 신속 집행해 선제방역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도 했다. 이어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전세기 파견예산 10억원도 이미 예산에 반영됐다"며 "전세기 파견 결정시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이미 확보된 예산으로 부족하거나 추가 소요가 발생할 경우 금년 예산에 편성된 목적 예비비 2조원을 지원할 것이며, 예산 측면에서 한 치의 차질이 없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태가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사태 진전 상황을 봐야 할 것 같고 아직 예단하기 어렵지만 일정 부분 제한적이나마 (성장률에) 영향이 있을 것 같아 정부가 그런 분야에 대한 보완 대책을 마련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사스, 메르스 사태 때도 일정 부분 제한적이지만 (경제성장률에) 영향이 있었다. 이번에 영향이 전혀 없을 거라고 말할 순 없겠고,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