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어미돼지, 무리 지어 키워도 새끼 잘 낳는다”

동물복지 고려한 사육 시설과 관행 사육 시설 비교

2021-01-29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사육 시설에 따른 어미돼지의 번식성적과 복지수준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군사(무리기르기) 사육 시설이 어미돼지를 1마리씩 기르는 고정틀(단칸우리)을 대체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진됐다. 최근 들어 동물복지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유럽연합(EU)의 경우, 모든 회원국에 임신한 돼지의 고정틀 사육을 금지하고 있다. 연구진은 기존 사육 시설인 고정틀과 동물복지를 고려한 군사 사육 시설에서 임신한 어미돼지를 키우며 관찰했다.

그 결과, 어미돼지가 낳은 새끼돼지 수는 고정틀의 경우 12마리, 군사 사육 시설은 11.75마리로 나타났으며, 태어난 새끼돼지의 체중도 고정틀은 1.50kg, 군사 사육 시설은 1.53kg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 어미돼지의 임신 기간은 모든 사육 시설에서 115일 정도로 나타났으며, 새끼돼지 출생 간격도 고정틀과 군사 사육 시설이 비슷했다. 다만 여러 마리를 한 공간에서 키우는 군사 사육 시설의 경우, 서열 다툼으로 인해 어미돼지의 피부상처가 더 많이 나타났다. 유럽연합의 경우, 어미돼지의 서열 다툼을 완화하기 위해 보호칸막이와 환경보조물(짚, 헝겊 등)을 활용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축산법 시행령·규칙’에는 신규로 가축 사육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교배한 날부터 6주가 경과한 임신돼지를 군사 공간에서 사육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군사 사육 시설의 적정 사육면적 수준 설정, 환경보조물 개발 등을 통해 어미돼지의 서열 다툼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각 농가에 맞는 군사 사육 시설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오는 2021년까지 군사 사육 시설별 사양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조규호 양돈과장은 “동물복지를 고려한 사육방식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라며 “축산법 시행령·규칙 개정에 맞추어 양돈농가도 새로운 사육방식을 준비하는 열린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