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정부조직법 물러설 수 없다”
대국민 담화서… “야권, 청와대 면담요청 응해 줘야”
2014-03-04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정부조직법이 통과되지 않아 국정표류가 장기화되는 데 대해 “국민께 송구스럽다”면서 정부조직법 통과의지를 강한 어조로 천명했다.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뤄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새 정부가 국정운영에 어떠한 것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여야 대표들과의 회동을 통해 발전적인 대화를 기대했지만 그것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큰 걱정과 함께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 내내 정부조직법 통과에 대한 의지를 수차례 강조했다.박 대통령은 “이번에 마련한 정부조직 개편안은 오랜 고심과 세심한 검토 끝에 만들어진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국민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겠다는 목적 이외에 어떠한 정치적 사심도 담겨있지 않다”고 말했다.박 대통령은 “일부에서 주장하는 방송 장악은 그것을 할 의도도 전혀 없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그 문제는 이 자리에서 국민 앞에서 약속드릴 수 있다”고 장담했다.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반드시 과학기술과 방송통신의 융합에 기반한 ICT 산업 육성을 통해 국가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저의 신념이자 국정철학이고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는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박 대통령은 “저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말해 정부조직법 개정과 관련한 야당의 요구를 더이상 수용할 뜻이 없음을 나타냈다.박 대통령은 야권에 회담에 나설 것을 거듭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부디 경제가 다시 살아나길 기다리고 열망하는 국민들에게 정치가 희망을 주기 위해 좀 더 전향적인 방법으로 협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지금이라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도록 청와대의 면담 요청에 응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민주통합당은 이날 박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박 대통령이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지연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 “오만과 불통의 일방통행”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무리 급하고 대통령의 국정철학이라 해도 법률이 정한 원칙은, 정부조직 개편은 국회 논의를 거치고 국민 동의를 얻어야지 대통령의 촉구담화, 대야당 압박 일방주의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이는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며 대화와 타협이라는 상생정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그는 “입법권과 법률을 무시하는 대국회관, 대야당관으로 어떻게 새 정부가 국민행복을 이루겠느냐"면서 "입법부를 시녀화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