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감염증 사태로 中성장 둔화...한국에도 경기하방 압력”

정부, 관광·내수·수출 위축 우려 지원책 마련 세계적 충격파...“홍콩·한국·일본 성장률 둔화”

2021-02-03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중국 내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확산일로를 달리면서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은 가장 먼저 그 충격파에 노출될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발 감염병 사태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중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진 만큼 이번 사태로 인한 충격파가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과거보다 더욱 커진 상태다. ▮“한국 경제서 中 비중 전보다 커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관련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이번 사태가 중국 경제 자체에 일정 부분 성장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세계 경제에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가능성이 커 우리 경제에도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아직은 이번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사태 전개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지 않으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중국 경제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보다 크게 확대했다”며 “이번 사태로 중국 및 국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철저히 분석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그러면서 과거 감염병 사태를 참고해 이번 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3가지로 분석했다. △관광객 감소 △외부 활동 자체에 따른 내수 위축 △감염증 발병국의 내수·생산 위축으로 인한 수출 감소 등이다. 홍 부총리는 그 대책으로 “당장 수출 기업에 대해서는 경영 애로 해소와 시장 다변화 등을 중심으로 2월 중 수출 지원 대책을 세우고 내수 피해 우려 업종에 대해서는 정책 자금 지원 강화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했다. ▮“사스 때 경제 충격보다 4배 클 수도” 정부만이 이번 사태의 경제적 파장을 우려하는 게 아니다. 한국은행은 전날 발표한 ‘2003년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 발병당시 및 현제 중국경제 여건’ 분석 자료에서 “일부에서는 빠른 확산 속도와 현 경제 여건 등을 사스 당시와는 다른 하방리스크 요인으로 지적한다”며 “향후 전개 양상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제조업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해외에서도 이번 사태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지난 사스 사태보다 더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워릭 매키빈 호주국립대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사스 사례에서 목격한 국내총생산 손실의 대부분은 사실 중국의 경기둔화였다. 따라서 중국의 둔화가 훨씬 더 크다면 손실이 수십억 달러 더 커질 수도 있다”며 이번 사태로 인한 세계 경제 충격이 사스 사태(400억 달러)의 4배(16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사스 때보다 훨씬 커졌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세계 경제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스가 유행하던 2003년의 4배인 17%”라며 “홍콩, 한국, 일본 등의 순으로 성장률이 둔화하고 독일, 미국, 영국 등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