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리스크] 해넘긴 임단협… 르노삼성·한국지엠, 이번엔 매듭짓나
르노삼성, 4~7일 집중교섭… ‘XM3’ 출시 앞두고 양측 부담
한국지엠 새 노조 지도부, ‘트레일블레이저’ 안정적 생산 필수
2020-02-04 성희헌 기자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지엠 노사가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마무리 하지 못하고 해를 넘긴 가운데, 2라운드에 본격 착수했다. 작년 전면 파업 등 극단으로 치닫던 갈등을 극복하고, 이번엔 매듭을 지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이날부터 7일까지 지난해 임단협 협상과 관련해 집중 교섭을 벌인다.
르노삼성 노사는 작년 9월부터 임단협 협상을 진행했으나 교섭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노조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전격적인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기본급 12만원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 구조조정 반대 등을 요구했고, 회사는 경영상황을 이유로 고정비용 인상을 거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한 달 동안 ‘게릴라식 파업’과 ‘부분 직장폐쇄’로 맞서면서 대치를 이어오다 설 연휴 직전 파업 중단과 직장폐쇄를 해제했다.
르노삼성 노사가 다시 집중 교섭에 나서기로 한 것은 부산공장의 미래를 짊어질 신차 ‘XM3’ 출시를 앞두고 양쪽 모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XM3는 국내에 없는 쿠페 스타일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세단과 SUV의 장점을 한데 결합한 크로스오버 XM3는 지난해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르노그룹 글로벌 공장 가운데,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최초로 양산에 들어간다. XM3는 르노삼성이 2016년 QM6 출시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신차로 올해 르노삼성 판매를 이끌 기대주로 꼽힌다.
게다가 연간 10만대 수준을 생산하던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지난해 종료된 데 이어 새로운 수출 차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올해 생산량은 10만대까지 줄어들 가능성까지 관측된다. 르노삼성은 브랜드 실적을 견인한 QM6와 함께 XM3로 내수를 뒷받침하고, XM3 유럽 수출물량을 확보해 연간 생산량을 유지할 방침이다.
한국지엠 노조 지도부는 지난달 이례적으로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행사에 참석했다. SUV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지엠 경영정상화를 위해 사활을 걸고 개발한 모델이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달 14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단협 협상에 착수한다. 한국지엠 노조는 작년 사측과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 12월 새 집행부가 꾸려졌다.
김성갑 한국지엠 노조위원장은 “지난 2년간 어려움이 있었는데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과정에서 노사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협력할 것은 협력해 왔다”며 “경영정상화는 노사 공동의 목표인 만큼 앞으로도 필요한 부분은 협력하면서 공장가동 재개 및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 등을 얻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과 작년 7월 9일부터 3개월간 임금협상 단체교섭을 했는데도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과의 임금협상 단체교섭 과정에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8월 20일부터 1개월 넘게 부분·전면 파업을 한 바 있다.
한국지엠 새 노조 집행부는 부평 2공장 생산물량 확보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출시된 야심작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 확대와 안정적인 생산이 필수적인 만큼 다시 노사갈등이 심화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