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저축 판매 시작...금융권 출혈경쟁 우려
은행권 금리 4.5% 내외 비슷해 영업 경쟁 불붙어
지점별 할당 계좌수 지침 내려와...인사고과 반영
2014-03-06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금융권이 6일부터 재형저축 판매 경쟁에 돌입했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시장 선점을 위해 고객 유치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어 출혈 경쟁이 우려되고 있다.시중은행들은 재형저축 시장 규모가 900만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고 가입 기간이 최소 7년 최장 10년이라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입자 유치에 역량을 쏟고 있다.특히 아직까지 재형저축 가입 도중에 계약 이전이 안된다는 것 역시 금융권이 초창기 고객 확보에 혈안을 올리는 이유다.이런 배경때문에 은행권 재형저축 평균금리는 금융감독원에 최초 재형저축 약관 제출시 알려졌던 금리보다 대폭 상향된 4.5% 내외로 책정됐다.당초 지난주 금감원에 약관 제출 당시에는 국민‧우리‧농협은행 정도만 4.5%의 금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막상 상품 출시를 앞두고 신한‧하나‧대구‧경남‧수협은행 등도 4.5% 금리 대열에 동참했다.기업은행은 약관에 포함되지 않는 고시금리를 올리는 방법으로 우대금리를 포함 4.6%로 최고금리를 제시했다.은행권은 이번 재형저축 가입자 유치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잠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 및 다양한 이벤트 등을 펼치고 있다.일부 은행 영업점에서는 재형저축 가입조건인 국세청 소득금액증명을 대신 발급받아 주고 있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으로부터 신분증을 넘겨받아 위임장과 함께 세무서를 방문해 소득금액증명서를 발급받고 있다”며 “재형저축 출시 첫 날이라 관련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인원으로 세무서가 혼잡할 것으로 예상돼 대행서비스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가입 고객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도 경쟁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 재형저축에 가입하고 자동이체를 신청하는 고객에게 이체 금액에 따라 3천원 또는 5천원짜리 기프티콘을 증정한다.
기업은행 역시 이달 중 가입 고객 3만명에게 추첨을 통해 5천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제공한다.외환은행은 재형저축 가입 고객(월 10만원 이상 자동이체)에게 가입후 1년간 일부 수수료를 감면해주는 '프라임 서비스'를 해주기로 했다.KB국민은행은 3, 4월 가입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아이패드 미니와 삼성카메라, 신세계상품권 등을 제공한다.관련업계에 따르면 임기를 앞둔 한 시중 은행장은 최근 열린 임원 전체회의에서 경영실적에 대해 심하게 질책한 뒤 재형저축 초기 유치에 힘쓰라고 지시했다.실제로 일부 은행은 출시 초기에 고객을 확보하려고 영업점과 직원별 판매량까지 할당해 금감원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한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본사로부터 1인당 20계좌씩 유치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심한 곳은 1인당 100계좌라는 할당량이 떨어지는 등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이번 재형저축 유치 실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한다는 지침에 직원들 모두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중복가입이 되는 점을 이용해 타행 고객들의 정보를 은행원 사이에 공유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문제는 은행들이 무차별 경쟁을 벌여 소비자가 피해를 보거나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재형저축을 놓고 ▲불완전 판매 ▲꺾기(구속성 예금) ▲금융실명제법 위반 등 행위를 저지르려는 징후마저 나타났다.중소기업 등 거래처를 압박해 직원들의 재형저축 가입을 강요하는 꺾기 등이 일부 은행 지점에서 포착된 정항이 알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