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비상] 석유화학, 최대 시장 中 ‘휘청’…장기화시 심각

석유화학 업계, 중국의존도 높아…디스플레이, 반도체 이어 3위 수요 감소가 가장 무서워…중국 내 플라스틱 사용량 급감 우려

2020-02-06     문수호 기자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석유화학 산업이 최대 수요 시장인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로 1분기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25~30% 수준으로, 전세계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일본은 20% 내외의 의존도를 보이고 있고,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7%, 4%대의 의존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속에서도 한국 경제가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흑자폭은 크게 줄어드는 등 중국 의존도에 대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아예 거래 절벽이 나타날 수 있어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로 인한 석유화학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한에 공장을 두고 있는 SK종합화학의 경우 공장을 돌리지 못하고 있어 직접적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공장가동률이 줄어들 경우 고정비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 내 현지 공장들의 가동이 중단되면, 단기적으로 전세계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이 오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수요 감소는 결국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내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도 바로 수요 감소다. 중국 정부는 우한 지역 등 위험지역에 외출 금지령을 내리는 등 강경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공장 가동 중단의 확대 및 장기화와 더불어 외출 금지 등의 중국 정부 정책에 석유화학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내 경제 비활성화는 결국 플라스틱 사용의 감소로 필연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석유화학 산업의 최종 제품으로 귀결되는 플라스틱인 만큼 중국 내 수요 감소는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치명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석유화학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다음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제품군이다. 석유화학 업계는 지난해 모든 업체들이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된 성적표를 받았다. 경영실적 악화 원인으로 지목된 것도 결국 중국이었다. PX, 에틸렌 등 설비 증설이 늘어나면서 자급률 확대가 주요인이었다. 지난해부터 국내 정유업계와 석유화학 기업의 추가 에틸렌 설비 도입도 이뤄지고 있어 공급 과잉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뿐만 아니라 원료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가장 먼저 표면 위로 떠오른 문제는 자동차 업계의 와이어링 하니스 제품이지만,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소재‧부품 수입이 수출만큼이나 많고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로 사용되는 이차전지 재료 등도 중국 의존도가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석유화학 업체들은 TFT를 만들어 단기‧장기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라며, “현지 및 회사 내부 내 대응체계를 갖추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현장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중국 내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