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주택자의 절세 혜택과 자산가치 방어

2020-02-10     박수진 기자
박합수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주택금액 기준(고가주택 9억원, 초고가주택 15억원)에 따른 차이는 존재하지만 1주택자는 실수요자로서 배려를 받는다. 먼저 1주택자는 다른 집으로 갈아탈 때 유리한 편이다. 기존 주택을 매도하고 그 금액과 유사한 곳으로 옮기거나 아니면 집 크기를 줄일 수도 있다. 더 비싼 집을 사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추가 금액만 보태면 되기 때문에 수월하다. 주택은 부동산, 즉 실물자산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 과정에서 연동 혜택을 본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방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반면 전세보증금은 정기예금과 마찬가지로 자산의 자체적인 증식기능이 없다. 따라서 전세로 거주하는 것이 주거비용 측면에서 제일 유리할 수도 있지만 그 자체가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1주택자가 받는 혜택 중 큰 부분은 절세 효과다.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와 양도소득세가 대표적이다. 종부세는 2주택자 이상은 공시가격 합계 6억원 초과가 납부대상인 반면 1주택자는 9억원 초과다. 또 고령자, 장기보유 공제혜택도 있다. 참고로 주택이 3채가 있더라도 2채를 주택임대사업 요건에 맞게 등록하면 1채의 주택에 대해서는 1주택자와 동일하게 계산한다.  양도소득세는 1주택자일 경우 종전에는 9억원 초과 유무에 따라 단순하게 구별했으나 제도가 강화됐다. 2020년부터 고가주택 매도 시 1주택자도 2년 거주요건을 채워야 장기보유특별공제(보유기간 연 8%, 10년 최대 80%)를 적용 받을 수 있다. 거주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매도할 경우에는 9억원 초과분에 대해 일반장기보유특별공제(연 2%, 15년 최대 30%)로 계산해 양도세를 납부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1주택자의 고가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연 8%)를 거주기간(4%)과 보유기간(4%)로 나눠 적용한다. 즉 10년을 보유하며 거주까지 해야 80% 공제를 받는다는 의미다.  또한 2019년 12월 17일 이후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취득하면 1주택자라도 1년 이내 해당 주택에 전입(세입자가 있는 경우 2년)하고, 기존 주택을 매도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지난해 12월 17일 이후 등록하는 임대주택도 거주요건 2년을 충족해야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유의할 점은 기존 주택의 개념을 권리까지 확대 해석한 것이다. 즉 내년부터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내 양도소득세 중과를 위한 주택 수 산정 시 분양권을 포함하여 계산한다. 분양권은 아직 주택이 아닌 권리로 취급하던 종전의 개념을 바꾼 것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사실 1주택자에게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통해 세제 감면 혜택을 주는 이유는 갈아타기를 수월하게 하기 위함이다. 어차피 1주택자는 실수요자이므로 새롭게 주택을 매입해 옮겨갈 때 양도세를 지나치게 부과할 경우 비슷한 가격대의 주택으로 대체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부동산인 실물자산의 자연 상승분을 공제해 주는 개념으로 지나치게 강화할 경우 재산권 침해소지가 있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 개념의 자산 가격상승으로 해석해 투자차액으로 계산하지 않고, 일정부분까지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는 것이 당초 취지인 것이다.  1주택자는 주택시장 건정성 유지 차원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다주택을 보유할 경우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시장 흐름의 저해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통 1주택자는 1채만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기존 주택을 팔고 다른 집으로 갈 때도 전체 주택 가격이 오르면 큰 기대가 없다는 의미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1주택자는 인플레이션의 방어를 통해 자산가치를 지켰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고 훨씬 수월하게 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