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비상] 신종 코로나에 산업 현장도 ‘악화일로’

12번 확진자 방문지 ‘혐중’ 현상 발생…지자체 방역에 마트 고객까지 감소 연초부터 식당가 발길 끊겨 경기 악화…음식물쓰레기 수거량 절반 이상 줄어

2021-02-10     신승엽 기자
경기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증이 산업 현장을 덮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방문한 경기 군포복합물류단지에는 평소보다 적은 차량이 상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요일 오후 시간은 월요일 물량을 준비하기 때문에 바쁜 시간으로 꼽힌다. 평일 만큼은 아니지만, 다음날 물량을 채우기 위해 출하장에 미리 주차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현장에서 만난 한 인력업체 사무실에는 적막이 흘렀다. 통상 2월은 신학기에 사용할 학비와 생활비를 준비하는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뤄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오히려 조선족들만 사무소 앞을 서성댔다.  해당 사무소의 직원은 “작년 이 시기에는 외국인 노동자와 학생들이 3대 6의 비율(나머지 1인 국내 노동자)을 숨가쁘게 운영됐는데, 올해는 너무 한산하다”며 “신종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 출하 물량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인력이 너무나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조선족 노동자를 채용하고 싶지만, 그들의 행적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이들은 최후의 보루”라며 “타 지역 허브에서는 아예 중국인을 받지 않고 중국 외 국가에서 찾은 노동자만 받는 경우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곳도 일부 업체는 중국인을 쓰고 싶지 않지만, 물량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 울며 겨자 먹기로 쓰는 곳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지역에서의 혐중 현상은 12번 확진자의 방문으로 인한 공포증 확산 영향으로 보인다. 이미 지역 번화가인 산본역 인근까지 퍼져나갔다. 이 지역에서 PT숍을 운영하는 김씨(30)는 “현재 가게를 운영 중인 상가에도 방역 및 손소독제 배치가 의무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12번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탓에 지역 주민들의 공포심이 연일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근 대형마트를 찾는 발길마저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해당 마트의 4~5층은 주말 낮에 주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항상 꽉 찼지만, 지난 주말에는 자리가 남아 방문객이 줄어든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앞선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신종 코로나 공포증은 연일 확산되고 있다. 우선 롯데쇼핑은 23번째 환자가 지난 2일 서울 롯데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을 방문한 것으로 통보받아 휴점에 돌입했으며 이날 재개점한다.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첫 주말 대비 11% 감소했다. 특히 명동 본점의 매출은 30%나 하락했다. 확진자가 다녀간 것만으로도 파장은 강렬했다. 12번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CGV 부천역점은 이달 1일 임시휴업을 발표한 이후 5일 영업을 재개했지만, 고객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가에서의 수요가 줄어든 점은 새벽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는 업체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업체 직원에 따르면 평소에 발생하는 쓰레기 양이 절반 이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이 직원은 “지난 연말에는 수거 차량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배출됐지만, 신종 코로나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눈에 띄게 수거량이 감소했다”며 “반면, 일반 아파트 단지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는 늘어난 것은 사람들이 외부활동 자체를 꺼린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