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영향] 항공업계, 脫 중국으로 돌파구 찾는다
대한항공, 부다페스트에 신규 취항…동유럽 개척으로 수익성 제고 기대
아시아나, 리스본 노선 정기편 운항 검토 중…장거리 네트워크 강화
에어부산, 호찌민 노선 신규 개설…LCC, 동남아‧일본으로 대체 노선 모색 중
2020-02-11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중국 하늘길이 대폭 끊긴 국내 항공사들이 돌파구 찾기로 분주하다. 대형항공사(FSC)는 유럽 등 장거리 노선으로 활로 모색에 나섰고, 저비용항공사(LCC)는 중국 대신 동남아와 일본 등으로 경로를 선회하며 수익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화물 노선을 개설하고, 5월 23일부터는 인천~부다페스트 여객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코로나 사태로 중·단거리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럽 장거리 노선에 신규 취항하며, 경쟁력 확보 및 수익성 제고에 나선 것이다.
대한항공이 신규 취항하는 인천~부다페스트 노선은 매주 화, 목, 토 오후 12시 인천 국제공항을 출발해 현지시간 오후 4시 25분 부다페스트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해당 노선에는 218석 규모의 A330-200 항공기가 투입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부다페스트는 헝가리 정부의 자동차 제조업 육성과 투자 정책으로 다수의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어 관광수요뿐만 아니라 상용수요도 매우 높은 도시”라며 “이번 신규 취항을 통해 유럽 시장 노선 경쟁력을 확보하고 발칸 지역 시장을 선점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장거리 중심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회사는 오는 20일까지 운항 중인 인천~멜버른 노선을 정기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부정기편으로 운항하던 리스본과 카이로 등 장거리 노선의 정기편 전환도 고려 중이다.
올해 중국 하늘길 확장을 기대했던 LCC들은 중국 대신 동남아와 일본 등으로 경로를 선회하고 있다. 해당 노선 역시 코로나 여파로 여객 수요가 감소하고 있지만, 중·단거리가 주력인 LCC 입장에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은 오는 4월 23일부터 부산~베트남 호찌민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해당 노선에는 에어버스의 차세대 항공기 A321neoLR 항공기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 항공기는 3월 초 독일 함부르크에서 제작 완료 예정인 기령 ‘0년’의 새 항공기로 오는 3월 중순 에어부산에 인도된다.
에어부산은 이외에도 대체 노선 확보 차원에서 오는 3월 1월까지 운항하기로 한 부산∼삿포르 노선을 3월 말까지 연장 운항하기로 결정했다.
제주항공을 비롯한 타 LCC 역시 동남아와 일본 등을 대상으로 대체 노선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 노선뿐만 아니라 중화권과 동남아, 국내선까지 여객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면서 “항공기를 마냥 세워둘 수 없어 그나마 운항 가능한 대체 노선을 모색 중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이나 시장성을 고려할 때 탑승률은 높고 운항 거리가 짧은 일본 노선을 가장 적합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불매운동 여파로 여객 수요가 급감했던 일본 노선은 최근 방학과 겨울철을 맞아 한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국내 항공사의 일본 노선 운항 편수는 6600여편으로 전 달의 5700여편보다 1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날 정부가 중국 노선 감축에 따른 항공사들의 대체 노선 개설과 사업계획 변경, 탄력적인 부정기편 운항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향후 LCC의 대체 노선 운항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초 국적 항공사 8곳의 한중 노선은 59개로 주 546회 운항했으나 지난달 23일 중국 우한 지역 봉쇄 이후인 2월 첫째 주에 주 380회로 운항 편수가 30% 감소한 데 이어 2월 둘째 주에는 주 162회로 70%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