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게임장’ 끝없는 숨바꼭질, “이번 위장술은 교회다!”

불황 속 나홀로 호황(?)…교회∙학원∙점술집 등으로 위장해 현금 긁어모아

2010-05-08     사회부

단골손님에게만 위치공개…화상폰으로 얼굴확인
경찰 “뿌리 뽑힐 때까지 대폭 단속 강화할 계획”
 

[매일일보]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사행성 게임기인 ‘바다이야기’ 등 불법 사행성 게임장이 최근 경기불황을 틈 타 횡행하고 있다. 특히 이들 게임장은 가정집이나 학원은 물론 교회, 암자, 점술집 등으로 위장, 운영하는 등 단속을 피하는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져 강력한 단속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지난 3일 가정집으로 위장해 사행성 게임장(바다이야기)을 차려놓고 불법영업을 일삼은 A씨(30)와 종업원 B씨(30)를 적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달 25일부터 최근까지 울산시 동구 방어동 일반주택을 임대, 이곳에 ‘바다이야기’ 게임기 30여대를 설치해 놓고 단골손님만 골라 입장시키는 방법으로 불법 영업을 해 온 혐의다.경찰조사 결과, A씨 등은 5,000원권 상품권 1매당 10%를 공제한 후 환전해 주는 방법으로 1일 100여만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올리는 등 최근까지 모두 1,000여만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핸드폰 등 사전에 업주와 연락이 된 단골손님들에게만 위치를 알려준 후 화상 인터폰을 통해 얼굴 등을 확인, 입장을 시켜주는 수법으로 단속망을 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불법 게임기 30대와 현금 180여만원, 상품권 4,760여장을 압수하고 불법 게임을 하던 이용객 10여명도 입건했다.경찰은 이들에게 건물을 임대해 준 건물주을 상대로 공모 여부 등을 조사 중인 한편, 여죄 등 부당이득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독버섯’ 같은 사행성 게임장 뿌리 뽑힐까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불법사행성 게임장을 운영, 수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C씨(25)와 D씨(23∙여)가 경찰에 적발, 이중 C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C씨 등은 같은 달 13일부터 동구 전하동 한 컴퓨터학원을 위장해 사행성 게임장을 불법 영업, 모두 4,000여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이다.경찰조사 결과, C씨 등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손님을 모집, 특정 장소에 집결시켜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개조된 승합차량을 이용, 손님을 게임장에 입장시켰다. 더욱이 이들은 경찰 단속시 만일에 대비한 손님들의 도주로까지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장기간 불황을 틈 타 이러한 불법 사행성게임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 같다. 사행성 오락실 단속이 강화되는 만큼 업자들의 유혹도 더욱 치밀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뿌리 뽑힐 때까지 철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