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공백’ 3주만에… 朴대통령 국정 본격화
첫 국무회의 주재, 北도발·재난 상황 실시간 보고받아
2014-03-11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내각 공백’으로 수석비서관 중심의 비정상적인 체제로 운영되던 박근혜 정부가 출범 3주차 만에 ‘국정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주 국정을 완전히 정상화하고 안보·재난·경제위기의 대처에 나선 것.박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보름째인 11일 첫 국무회의를 열어 국정을 살폈다.북한의 ‘핵 위협’과 무력 도발 엄포를 계기로 불완전하더라도 내각 중심의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정부조직법개정안에 대한 여야 갈등이 아직도 남아 있어 박근혜 정부의 ‘완전 정상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대통령이 주재한 이 회의에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이날 오전까지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 절차가 마무리되는 장관 내정자 13명,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국방·기획재정부 차관 2명 등 총 17명이 참석했다.박 대통령의 이러한 드라이브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안보위기 속에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각종 현안을 살피고 국민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한 행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박 대통령 역시 “무엇보다 국정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국무회의 개최 했다고 청와대 김행 대변인이 전했다.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번주 중반인 오는 15일까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를 포함한 15명의 장관 내정자에 대한 장관임명이 완료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그럴 경우 공석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을 제외한 내각 구성이 마무리 돼 새 정부 국정은 사실화 정상화 단계로 올라선다.정부조직법 개편을 둘러싼 여야의 협상도 안보위기를 계기로 첨예한 국면에서 벗어나 방송진흥의 핵심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넘기되 ‘방송 공정성’의 담보장치를 마련하는 선에서 주초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박 대통령은 이러한 안팎의 환경 속에서 대북 유엔제재결의에 따른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빈틈없이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국정 정상화 드라이브에 강력한 시동을 걸 전망이다.이미 박 대통령은 안보상황과 최근 발생한 전국적인 화재와 군산 앞바다 어선 화재사고 등 재난사고에 대해 11일 새벽까지 실시간으로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외교안보라인의 컨트롤타워격인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며칠 째 귀가를 포기한 채 청와대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24시간 상황을 챙기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 개시와 함께 워싱턴을 겨냥한 미사일을 언급하며 위협한데 대해 “청와대 전 수석들이 나와 모든 것이 정위치에서 풀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박 대통령은 9일 울주의 대형화재를 비롯해 전날 전국 21곳에서 발생한 재난상황의 대처에 만전을 기해 피해 최소화에 나서줄 것을 관련 수석들에게 신신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이러한 국정 정상화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 앞에 놓인 상황은 대체로 우호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무엇보다 북한의 국지적 도발이 현실화할 경우 대처가 쉽지않을 뿐 아니라 내각 구성 지연에 따른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전개가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김 국방장관 내정자의 임명에 따른 박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도 작지않다는 것이 여권 인사들의 설명이다.새누리당에서조차 공개적으로 김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박 대통령에게 김 내정자 임명철회를 촉구해온 민주통합당의 공세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공석이 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의 물색도 어려운 숙제로 지적된다.특히 내각 구성과 정부조직개편 등을 둘러싼 논란의 와중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을 튼튼히 뒷받침해줘야 할 세력들에게서 이완감이 느껴지는 것도 박 대통령이 다잡아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여권의 한 인사는 “대통령을 만든 세력들이 집권초 국정운영을 강력히 뒷받침해줘야 새 정부 출범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 세력들이 발벗고 뛴다는 느낌이 적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