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공직기강 다잡는다
“민정수석실, 군 골프논란 진상파악에 즉각 착수”
[매일일보] 박근혜 대통령이 각 부처 장관을 임명하고 1∼2주 뒤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을 계획이라고 청와대가 11일 밝혔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 브리핑에서 “국정정상화의 본격 시동을 걸기 위해 장관 취임 후 국민을 중심에 둔 국정운영의 시각에서 행정부에 대한 부처별 업무보고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부처 업무보고는 각 부처장관 임명 후 1∼2주 정도 준비기간을 거쳐 바로 시작될 것으로 보이며 대통령에게 한다”며 “국정정상화의 본격적인 시동을 걸기 위해 업무보고를 속도감있게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새 정부에서는 외교통상부에서 통상 부분이 분리돼 외교부로 바뀌는 만큼, 정부조직법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 내정자가 통상 부분까지 보고할 지 등 구체적 세부사안은 결정되지 않았다.
또 그는 “장·차관간에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국정목표·국정과제 등에 대한 공감대를 조기에 착근시키기 위해 조만간 장·차관 워크숍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변인은 워크숍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 이후에 열리느냐는 질문에는 “키리졸브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또 “청와대는 정부 이양기에 나타날 수 있는 공직기강 해이 문제에 대해 각별히 주목하고 있으며 공직자들의 직무수행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정수석실은 군 골프 관련 보도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관계부처와 진상파악에 즉각 착수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위한 주요 직위자들은 현 상황을 고려해서 운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군은 근무와 휴식을 조화시킨 가운데 군사대비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청와대는 외교안보문제와 관련해 불필요한 혼선과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한 목소리로 단일화된 메시지를 국민과 언론에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언론도 적극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관련 대(對)언론 창구로는 대변인이나 외교안보수석 또는 정부조직법 통과시 안보실장 등이 거론된다.
김장수 안보실장 내정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예하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의 명칭과 관련,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로 간략히 줄여 부르기로 했다는 점을 알려왔다고 윤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개혁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이 지난 15년간 대북 정보 수집 능력에서 취약한 모습을 여러 차례 노출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국정원이 선거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국내 정치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새 정부의 국정원 개혁 방침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대북 휴민트(HUMINT·인적 정보) 라인이 상당 부분 무너졌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보수 정권인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에도 제대로 복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대북 라인 와해가 전 정부에서 더하면 더했지 (그 이전보다) 못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의 기관 출입 폐지를 검토하는 것도 국정원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고 정치 개입 의혹을 해소하려는 의도다. 대선 때 민주통합당의 공약이었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같은 내용을 검토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최측근 정치인이 아닌 육군참모총장 출신 남재준 후보자가 국정원장을 맡아야 국내정치 상황 등에 휘둘리지 않고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