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정부조직법 처리 ‘국회압박’
北도발 … 정치실종 속에 국정운영 ‘마비상태’
[매일일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취임후 14일만인 11일 새 정부 장관 임명과 첫 국무회의 주재 등을 통해 사실상 국정정상화 행보에 돌입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대치로 새정부 출범에 심각한 파행이 빚어졌지만 한반도를 강타한 안보 위기와 각종 재난사고 빈발로 대내외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국정운영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박 대통령은 11일 오후 13시 30분 청와대 세종실에서 정부 출범 후 첫 국무회의를 열고 모두 발언을 통해 “북한이 연일 전쟁을 위협하고 있는 위기 상황인데, 지금 안보 컨트롤 타워라고 할 수 있는 국가안보실장과 국방장관이 공백이고, 국정원도 마비상태”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특히 “정치란 건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라면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하루속히 정부조직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국회를 재차 압박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많은 곳에서 사고가 생기고 있는데 책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제대로 대처 못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러다가 바다에서 여러 문제가 생기면 아직 해수부가 출범도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할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정치에 묶여서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실종돼 가고 있다”며 “국민과 나라의 앞날에 중대사가 아닌 서로의 견해차와 시각차는 이제 내려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국민에게 약속한 복지정책들은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원 마련에 대해선 지하경제 양성화와 탈세 근절, 정부 예산 절감 등을 거론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 행복을 위해 약속한 복지 정책은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의 의지는 하나라도 공약한 것은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공약 실천 재원을 두고 논란이 있는 데 대해선 “예산부족으로 어렵다, 증세를 해야 한다 하는 등 많은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제하며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만연한 탈세를 뿌리 뽑아야 한다. 각종 주가조작에 대해 상법위반사항과 자금의 출처, 수익금의 출구, 투자경위 등을 철저히 밝혀 제도화하고 투명화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각 부처에 예산 낭비가 없도록 일체 점검하고 대형 국책사업에 대해서도 제대로 점검해 달라”고 국무위원들에게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감사원이 4대강 사업에 대해 감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고, 국회에서 4대강 수질개선산업 입찰 비리의혹에 대한 감사요구안을 통과시켰다”며 “예산 낭비와 국민적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해 앞으로 예상 낭비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에는 11일 임명장을 받은 장관 13명과 정홍원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허태열 비서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이 참석했고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불참했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마친 뒤에는 청와대에 머물면서 안보위기 상황을 집중적으로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청와대는 김장수 안보실장 내정자를 중심으로 안보 위기를 관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김 내정자에게 시시각각 북한군의 동향과 우리의 안보 태세 등을 보고받으면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또 정권 이양기인데다 정부조직법 대치 정국이 길어지면서 공직기강이 해이해질 수 있다고 보고 공직기강을 다잡는데도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