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코로나에 문화산업도 막막...정부 지원 절실하다

2021-02-20     매일일보
코로나19 사태로 문화산업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공연이 취소되는가 하면 영화관도 텅 비어간다. 필자 주변에서도 소규모 모임마저 부랴부랴 당일 취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소속회사로부터 매일 지침과 모임자제 공문이 내려진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파장은 필자가 준비 중인 전시마저 덮쳤다. 전시 날짜는 다가오는데 가장 중요한 작품이 스페인에서 출발도 못하고 있어 가슴 졸이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글을 쓰는 이 순간도 작품 운송 상황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은 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3월 예정됐던 홍콩 아트바젤이 전격 취소됐다. 다른 전시들도 속속 취소되는 중이다. 예정대로 전시를 하는 곳도 있다. 110개의 화랑, 530여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화랑미술제는 개막을 강행했다. 취소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스 비용을 지불한 갤러리들, 페어를 위해 작품을 준비한 작가들의 계약 등이 얽혀 있는 상황에서 변상과 책임 문제에 대한 고민이 컸을 것이다. 대신 화랑미술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완벽 방어하기 위한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입구에 열화상 카메라 설치는 물론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개별 제공하고 소독시설을 통과해서 입장할 수 있는 시설을 보강했다. 필자 역시 전시를 진행한다. 대신 개막행사는 인원을 제한하기 위해 프라이빗 초대 형식을 취하고, 웰컴 음료 대신에 마스크전용 소취제를, 체온을 체크하고 입장할 수 있는 동선의 리셉션을 준비 중이다. 해외에서 한국 상황에 대해 우려가 나온다고 하는데 다행히 스페인 초청작가는 한국 방문 의지가 강했다. 고마운 일이다. 이처럼 예정대로 전시를 진행하든 아니면 취소하든 코로나19 사태는 문화산업 종사자들에게도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문화산업 종사자 개인이나 일개 단체가 감당하기 쉽지 않은 고난이다. 마침 정부가 물류와 통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는 소식이 들린다. 정부는 중국 내륙이동이 제한되면서 어려움에 처한 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항공운송 특례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한다. 시급한 품목을 조달하려고 항공운송을 이용하는 경우 해상 운임을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특례를 제공하겠다는 것. 또한 우수 선·화주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항공기 확보에 필요한 리스료, 임차 보증금, 해외노선 유류비 등 운영자금을 지원한다고 한다. 내용을 살펴보니 문화산업에도 꼭 필요한 조치들이다. 정부가 문화산업에도 눈을 돌려 이 같은 지원을 확대하길 기대해본다.
박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