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부진' 해운업계 만기 2조원 회사채 어지할꼬~

하이투자證 "선제적 자금 조달 필요 시점"

2014-03-13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국내 4대 해운업체들의 회사채 만기도래액이 올해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업황 부진이 장기화 됨에 따라 현금흐름이 악화 및 자금조달 시장 역시 침체기라 회사채 만기 상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4대 해운업체의 회사채 잔액은 7조원으로 올해 2조원 가량의 만기가 예정되어 있다.업체별로는 한진해운 2조2651억원, 현대상선 2조4700억원, SK해운 9218억원, STX팬오션 1조4054억원 규모의 회사채 잔액이 남아있다. 이 중 28.3% 가량인 1조9960억원의 회사채만기가 올해 도래한다.특히 올해 만기도래액 중 상당수가 상반기에 집중되어 있어 해운사들의 선제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한 시점이다.분기별로는 1분기 7720억원, 2분기 6200억원, 3분기 3000억원, 4분기 304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문제는 국내 해운업체들의 수익성이 가뜩이나 악화하는 상황에서 올해 대규모 회사채 만기도래까지 집중돼 재무건전성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실제로 국내 4대 해운업체와 현재 워크아웃 상태인 대한해운을 포함한 5개사의 부채비율은 2010년 265%, 2011년 399%, 2012년(1∼9월) 609%로 급증하고 있다.반면 5개사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4.2%, 2012년(1∼9월) -3.4%로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김대성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들 기업의 회사채 문제가 해소되려면, 해운업황이 회복하거나 개별 기업의 수익성이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형성돼 회사채 발행이 원활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들 기업의 향후 전망도 밝지 못하다.수익성 개선은 제자리걸음 수준인데 부채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이들 기업의 1분기 부채비율 추정치는 STX팬오션이 310.1%, 현대상선 830.4%, 한진해운 776.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 예상된다.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최근 국내 해운업체들은 보유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조달하는 사례까지 생겨났다.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현대상선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2천100만 달러에 매각해 2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한진해운 역시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자산을 매각한 뒤 재임대) 방식,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상반기에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의 상당 부분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김 연구원은 "해운업의 기반이 되는 선박이나 항만 터미널 등을 매각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해당 업체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해운 업황의 본격적 회복은 내년 하반기부터야 가능할 전망이다.하이투자증권 김익상 연구원은 "해운 업황 사이클을 고려할 때 현재는 '선박축소' 단계"라며 "한 사이클이 최소 3년 이상 지속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업황 회복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그는 “국내 해운업체들은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와 단기성차입금 상환에 대한 선제적인 자금조달을 강화해야 한다”며 “잠재적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체크 및 보유 선박 등 자산매각과도 같은 다양한 자금조달 능력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