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뚫렸다…코로나 불확실성에 산업계 ‘비상’
삼성 구미공장, 직원 감염에 ‘셧다운’…24일 재개 여부 결정
SK하이닉스 800명 자가격리…LG 구미공장 ‘재택’ 탄력근무
2021-02-23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멈춰 섰다. 삼성전자는 24일 공장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코로나 감염 확산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종잡을 수 없는 상태로 치닫으면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증폭된 단적인 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감염이 빠르게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국내 기업은 긴급 대응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국내 1위 기업 삼성전자가 코로나 감염에 뚫리면서 구미 공장이 멈추자 산업계의 긴장감이 급속도로 커졌다.
삼성전자 코로나19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는 지난 22일 임직원 대상 공지를 통해 “구미사업장을 24일 오전까지 폐쇄 조치한 가운데 현재 구미사업장 전 시설에 대한 방역을 실시 중”이라며 “주말 동안 개인 외출은 물론, 여러 명이 모이는 다중시설 이용 및 참석을 삼가기 바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경북 구미 공단동 '구미1사업장'과 임수동 '구미2사업장'으로 구성됐다. 구미사업장에는 주로 스마트폰 연구개발(R&D)·생산 직원이 근무한다. 구미2사업장은 삼성전자 폴더블폰을 생산한다. 최근 출시된 신제품 갤럭시Z플립도 이곳에서 생산된다.
삼성전자는 코로나로 인한 갤럭시Z플립 물량 공급 문제는 없다고 입장이다. 초도 물량을 이미 확보했고, 스마트폰 생산 공장이 베트남 등 해외에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사태가 장기화되면 신제품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확진자와 확진자와 접촉한 동료의 동선이 완전히 파악되지 못하면 24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재가동 또한 불투명하다.
삼성전자의 해외 스마트폰 공장도 코로나 사태에 자유롭지 못한 것은 국내와 마찬가지다. 베트남 정부는 삼성전자의 현지 스마트폰 공장 생산 지연을 우려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베트남은 중국의 원자재와 장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코로나19로 중국(시장)이 취약해 베트남 현지 자동차, 전자제품, 휴대폰 업체가 원자재, 장비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는 삼성전자를 꼭 집어 대부분의 부품을 중국에서 공급받는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 모델 생산이 코로나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또 다른 기업 SK하이닉스도 코로나 사태로 비상이 걸렸다. 회사 신입사원이 코로나 감염 의심을 받아 지난 20일 이천캠퍼스 직원 800명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해당 직원 모두 조사결과 ‘음성’으로 나왔지만 여전히 800명 자가 격리 조치는 풀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정부 기준보다 선제적으로 광범위하게 대응했다”고 했다. 이천캠퍼스 공장은 차질 없이 가동 중이다.
구미에 공장이 있는 LG 계열사도 코로나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은 대구와 청도지역 거주자와 이들 지역을 방문한 인원에 대해 원칙적으로 사업장 출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대구에서 출퇴근하는 구미공장 직원 가운데 대구 지역 확진자와 같은 장소를 방문한 이력이 있다면 사무직은 재택근무로, 생산직은 유급휴가의 일종인 공가로 처리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감염이 전국적으로 퍼져 직원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면서도 “기업 경기가 너무 어려운 상황인지라 최대한 코로나를 조심하면서 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