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대구폐렴·TK 폐렴" 지역주의 망국병 또 도졌다

온라인서 '대구 폐렴' 등 지역감정 조장 비난글 난무 권영진 "선거국면 아무리 정치가 냉혈하다고 하지만" 김부겸 "사람 있고 정치 있다...문재인 폐렴도 안돼"

2021-02-23     김나현 기자
20일
[매일일보 김나현 조현경 기자] 4.15총선과 맞물려 일부 언론과 온라인상에서 코로나19를 "대구 폐렴" 또는 "TK(대구·경북)폐렴"으로 부르며 TK를 비난하는 글들이 난무하는 등 해묵은 지역주의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여권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대구 봉쇄'라는 말이 오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상처를 받은 대구 민심을 대표해 이 지역 정치인들이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회의원 출신 권영진 대구시장은 23일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 앞서 "브리핑에 앞서 국민 여러분과 언론인 여러분께 부탁의 말씀을 올리겠다"며 "최근 코로나19 관련해서 방송과 언론, SNS에서 실시간으로 많은 보도와 이야기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 보도나 그리고 SNS상에서 도는 말 중 대구 폐렴, 대구 코로나, 대구 방문 후, 대구 여행 후와 같은 말들이 실과 바늘처럼 따라다니고 있어서 가뜩이나 힘들고 어려운 우리 대구 시민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한 폐렴이라고 부르지 않듯이 대구 폐렴도 없다. 코로나19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권 시장은 이어 "지금은 우리 대구 시민 모두가 힘들고 그리고 두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들께서 우리 대구 시민들께 따뜻한 위로로 힘과 용기를 주실 것을 대구시장으로서 간곡히 부탁드리겠다"고 했다. 또 "우리 대구 시민은 우리 이웃이 아파할 때 함께 아파했다. 위로했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 했지 힐난하거나 비난하지 않았다"며 "대구시장인 저를 욕할지언정 우리 대구 시민을 비난하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 우리 대구를 조롱하는 일은 하시지 말아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권 시장은 정치권을 향해서도 "아무리 정치가 냉혈하다고 하더라도 우리 대구의 아픔과 우리 국민의 어려움을 정치적 이익에 이용하거나 정쟁의 도구로 삼는 행위는 자제해 주시거나 삼가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일들을 선거국면을 앞두고 우리 대구라는 이름을 내세워서 하고 있는 행위, 제발 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정치권은 침묵하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TK 기반의 여권 차기주자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안 그래도 마음이 스산한데 대구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듯한 표현은 정말 참기 어렵다"며 "특정 지역에 편견을 갖다 붙여 차별하고 냉대하는 것이 지역주의고 그걸 정치에 악용하는 행태가 지역주의 정치다. 지금 '대구 폐렴'이라는 말에는 지역주의의 냄새가 묻어 있다. 그래서 반대한다. '문재인 폐렴'이라는 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사람 있고 정치 있다. 정치가 도대체 무엇이고 선거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사람들이 아파 쓰러지고 있는데도 정치를 끌어들이는지 참담할 따름"이라며 "혐오와 배제의 언어가 아니라 연대와 우애의 손을 건네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