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한미FTA 발효 1년...수입과일만 웃었다
체리·레몬 등 관세 인하 '톡톡'...미국산 쇠고기 주춤
2014-03-14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15일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 1주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서는 지난 1년 간 수입산 과일의 판매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5일 한미 FTA 발효 후 연말까지 미국산 오렌지 수입액은 1억4천8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3.4% 급증했다.체리도 수입액이 8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8% 증가했고, 포도 수입도 21.6% 늘어 같은 기간 수입액이 2천600만달러에 달한다.오렌지는 기존 50%였던 관세가 30%까지 떨어졌으며 체리는 현재 24%에서 무관세가 적용됐으며 포도는 45%였던 관세가 24%로 인하됐다.이처럼 오렌지, 체리 등 미국산 과일의 관세가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짐에 따라 유통업계는 수입 과일 물량을 확대했으며 이에 판매량도 급증했다.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경우 한미FTA 체결 전후를 비교했을 때 수입과일은 8.1% 신장한 반면 국산과일은 6.9% 감소했다.수입산 과일의 관세는추가로 떨어지는 데 비해 국산과일의 경우 태풍과 이상기온 등의 영향으로 작황 부진을 겪은 탓에 가격이 오름세를 기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수입산 과일 간 판매율도 현저히 차이가 나타났다. 롯데마트에서는 기존의 전통수입 과일인 바나나(-9.2%), 파인애플(-5.7%), 키위(-9.1%)등에 비해 체리(128.3%), 레몬(73.3%), 석류(40.2%) 등의 수입산 과일이 매출 신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미국산 와인 역시 관세인하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미 FTA체결로 관세 15%가 즉시 철폐됐기 때문이다.반면 미국산 쇠고기는 한미 FTA 이후 관세 인하율이 2.7%로 미미한데다 수요도 늘어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작년 광우병 논란과 소비 위축 등으로 매출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실제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총 4억9829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7.1%가량 감소했다.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온도 역시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렌지와 체리 등 미국산 수입 과일은 과거보다 값이 떨어졌지만 실제로 서민 밥상에 자주 오르내리는 상품들의 가격변동의 차이는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한미 FTA는 관세철폐에 따른 수입품 가격하락 효과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서민 밥상에 오르는 식품들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당분간 소비자들의 느끼는 체감온도는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