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동시다발 집단감염 확산..韓도 中처럼 美여행경보 최고등급
文대통령, 대구 찾아 민심 수습 나섰지만
되레 당정청 ‘최대한 봉쇄’ 실언에 TK패닉
2021-02-25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대구를 처음으로 찾아 민심 수습에 나섰지만 상황은 악화일로를 달리고 있다. 이날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확인되면서 사태는 또 다른 국면으로 진입했고,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틀만에 여행경보를 기존 2단계에서 최고단계인 3단계로 올려 중국과 함께 코로나19 최대 위험국으로 지정했다. 게다가 당정청이 코로나19의 조기 수습을 위해 고강도 대책을 발표하면서 최대한의 방역망 구축을 '대구·경북청도 최대 봉쇄'라고 표현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흉흉했던 대구·경북(TK) 민심은 한때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로 인해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해명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신천지대구교회, 청도대남병원, 천주교 안동교구 이스라엘 순례단, 부산 온천교회, 칠곡 중증장애인시설 등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신천지대구교회와 청도대남병원 외에 이스라엘 순례단에서 30여명, 부산 온천교회에서는 환자 20여명, 경북 칠곡 중증장애인거주시설에 20여명이 무더기로 확진됐다. 이에 따라 집단생활을 하거나 외부와의 접촉이 많은 교회, 복지시설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중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집단감염은 아니지만 이날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과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간호사 등도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당국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이런 추세라면 전국적인 확진자 폭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와중에 미국 CDC가 24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등급인 3단계(경고)로 격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은 국제적 고립 위기까지 맞게됐다. CDC는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글에서 여행경보를 격상하며 "광범위한 지역사회전파를 이유로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한 후 3단계 격상은 중국 본토를 제외하고는 한국이 처음이다. 이는 곧 한국이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과 같은 위험국가가 됐다는 의미다.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큰 만큼 국제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 강화가 속출할 전망이다.
이날 당정청은 집회 제한 등 고강도 대책들을 발표하고 문 대통령과 정세균 총리가 대구에 내려가 현장에서 방역을 독려하며 민심 수습에 나섰지만 악재가 중첩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되는 중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대구로 출발하기 전 당정청이 대구·경북청도지역에 대한 '최대 봉쇄조치'를 언급해 TK지역의 민심이 요동쳤다. 방역상의 봉쇄를 충분한 소명 없이 단순 발표하면서 중국 우한과 같이 봉쇄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 것. 이로 인해 지역민심이 격앙되자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해명에 나서야했다. 문 대통령은 "지역적인 봉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해명에도 TK 민심은 큰 상처를 받았다. 앞서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대구 코로나' 또는 '대구 봉쇄' 같은 말들이 돌기도 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조차 "왜 이런 배려없는 언행이 계속되는지 비통한 심정"이라며 "TK 시민들의 마음에는 또 하나의 비수가 꽂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