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車 행사 줄취소… 신차들 ‘비상등’
올해 실적 판가름할 ‘야심작’… 모델 홍보에 대안 마련 분주
국내 완성차 업체부터 해외 브랜드까지… 출시 연기 검토도
2020-02-27 성희헌 기자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동차 업계의 행사가 잇달아 취소되고 있다. 각 완성차 업체의 올해 실적을 판가름할 ‘야심작’의 출시 및 시승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자동차 업계에 ‘비상등’이 들어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부터 수입차 브랜드까지 출시 및 시승 행사를 연이어 취소하고 있다. 게다가 대응 위기경보 단계가 격상되면서 다음달 개최 예정인 행사도 진행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다음달 3~4일 예정돼 있던 르노삼성 XM3의 미디어 발표회 및 시승 행사도 취소됐다. XM3는 르노삼성 명운이 걸린 모델로 꼽힌다. 이에 르노삼성은 다른 자동차 행사의 잇단 취소에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25일 취소를 결정했다. 장고를 거듭했던 만큼 XM3는 르노삼성에 중요한 모델이라는 분석이다.
XM3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종료된 올해, 생산량이 더욱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기대주’로 꼽힌다. 르노삼성은 XM3로 올해 내수를 뒷받침하고, 유럽 수출물량을 확보해 연간 생산량을 유지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XM3 행사가 취소됐으나, 지속적으로 차량의 가치를 부각시킬 수 있는 정보를 대중에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내달 현대차 아반떼, 기아차 쏘렌토, 제네시스 G80 등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된다. 이들 차량은 브랜드 대표 모델임에도 출시 행사와 시승회를 진행할지는 미지수다. 일부 모델의 경우 출시 연기까지 검토되고 있다.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려던 현대차그룹의 계획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G80의 경우, 지난해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완성도를 위해 이미 출시가 수차례 미뤄진 바 있다. 잇단 G80의 출시 연기로 소비자의 피로감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입차 업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BMW코리아는 이달 18~19일 예정됐던 1시리즈와 2시리즈 공개 및 시승 행사를 취소했다. 한 차례 잠정 연기후 재조율을 검토했으나, 결국 최소 결정을 내린 것이다.
페라리도 이날 계획돼 있던 812 GTS&F8스파이더 미디어 쇼케이스 행사를 취소했다. 페라리는 참석자 안정을 최우선으로 판단,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람보르기니 역시 다음달 진행 예정이던 우라칸 에보RWD 미디어 행사를 취소했다.
한편, 다음달 18~20일 계획된 ‘2020 수소모빌리티+쇼’도 7월초로 연기됐다. 수소모빌리티+쇼 조직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방역활동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당초대로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급속 악화되면서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일부 해외 바이어 및 참가 기업이 개최 여부를 문의해오는 등 전시회 진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오는 5월 28일부터 6월 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부산모터쇼’는 수입차 업체들이 잇달아 불참을 알리고 있다. 국내 업체를 제외하면 BMW, 미니, 캐딜락 3개사만 참가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벤츠, 토요타, 아우디 등 11개사가 참가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모터쇼는 규모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참여 기업이 대폭 감소하며, 모터쇼를 통해 대대적인 신차 발표를 계획했던 각 사의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출시 및 시승 행사는 이슈를 집중시키고, 모델 자체의 성공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하다”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신차 홍보의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안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