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음악의 조화” 몰입형 미디어아트 ‘빛의 벙커 : 반 고흐’展

생생하게 표현된 미디어아트에 유명 음악가들의 곡이 어우러진 몰입감 높은 전시 비발디, 륄리, 브람스 등의 클래식 음악과 마일즈 데이비스의 재즈 등 다채로운 음악 선사

2021-03-04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제주 ‘빛의 벙커 : 반 고흐’전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디어아트에 유명작가들의  음악이 어우러져  전시 감상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다.  빛의 벙커는 제주 성산에 위치한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이다. 작년 12월 6일 개막한 반 고흐전은 47일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하는 흥행 성과를 거뒀다. 눈으로만 감상할 수 있는 타 전시와는 다르게 시각과 청각을 동원한 몰입감 높은 전시라는 관람 후기가 입소문을 탄 덕분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반 고흐와 폴 고갱의 작품을 생생하게 표현한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비발디, 브람스와 같은 음악계 거장들의 곡도 만나볼 수 있어 일반 관람객은 물론 음악계의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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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프롤로그에는 프랑스 음악계를 주름잡았던 오페라 음악의 거장 ‘장 밥티스트 륄리’의 몰리에르 연극 ‘서민귀족’이 삽입됐다. 이는 프랑스 예술속으로 관객들이 장중하게 입장하는 느낌을 매우 잘 살린 곡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시는 초반부터 관객을 한 순간에 몰입하게 만들며 계속 이어진다.  반 고흐의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 등이 상영되는 ‘올리브 나무와 사이프러스’ 시퀀스에는 바로크 시대 유명 음악가 ‘비발디’의 ‘사계 3악장’이 사용됐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계 3악장을 통해 당시 반 고흐가 느꼈던 혼란스러움을 관객들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뒤이어, ‘루카 롱고바르디’의 ‘재녹음된 모짜르트’가 천재 미술가 반 고흐를 찬미하는 느낌을 전한다.   반 고흐의 걸작이 다수 탄생한 ‘아를에서(1888년 2월~1889년 5월)’ 시퀀스에서는 현대 재즈의 거장 ‘마일즈 데이비스’의 ‘사형대의 엘리베이터’가 흘러나온다. 이 곡은 ‘밤의 카페 테라스’와 같은 강렬한 색채의 화풍과 어우러지며 전시를 절정으로 이끈다. 또한, ‘생레미 드 프로방스(1889년 5월~1890년 5월)’에는 자화상 시리즈와 함께 미국 싱어송라이터 ‘니나 시몬’의 ‘오해하지 마세요’가 사용되어 그의 불안한 심리상태와 고뇌를 표현했다.  전시 막바지에는 반 고흐 생의 최후에 작품 ‘까마귀가 나는 밀밭’이 등장한다. 더불어,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 Bb장조 Op.83의 1악장’이 슬픈 감성을 더한다. 이 마지막 장면은 밀밭에서 까마귀가 날아다니며 관객에게 다가오는 듯한 미디어아트와 함께 비극적인 음악이 더해져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이번 전시에서는 반 고흐의 회화와 드로잉을 32분간 상영한다. 뒤이어, 반 고흐와 강렬한 영향을 주고받았던 폴 고갱의 작품도 10분간 감상할 수 있다.  장일범 음악 평론가는 “한 번에 다 모아볼 수 없는 반 고흐의 미술 작품이 바로크, 낭만주의, 현대음악, 재즈, 록 등 다채로운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놀라운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라며, “이어지는 폴 고갱 전은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고 감상평을 전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미술·음악계 거장들의 작품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는 ‘빛의 벙커 : 반 고흐’전은 10월 25일까지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