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로나19’보다 더 위험한 공포바이러스를 막자

2021-03-04     기고
이준엽
경기도 가평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대학 선배가 ‘코로나19’ 사태에 불만을 터뜨렸다. 평소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았던 선배라 깜짝 놀랐다. 가뜩이나 계절적 비수기라 손님이 없는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손님이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식당과 카페, 옷가게 주인, 택시 운전사 등 전국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평소에 높은 인기로 예약이 어려웠던 유명 헤어디자이너에게서 문자가 왔다. 할인된 가격에 예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코로나 공포가 자영업자들에게 덮치고 있다. 한 친구는 요즘 외출하기가 부담스럽다고 한다. 코로나19가 두려운 것이 아니다. 만성 비염 탓에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할 때 콧물을 훌쩍이게 되는데 주변사람들이 너무 민감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기침하거나 콧물을 훌쩍이는 순간 혐오의 대상 된다. 이에 따라 주변시선에 눈살을 찌푸리거나 자리를 옮긴다. 대구의 한 시민은 SRT를 타고 서울 출장길에 자리를 잠시 비우자 뒷자리에 앉았던 승객이 재빨리 소독스프레이를 뿌렸다고 한다. 공포가 대중교통 이용객에게 번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에 대한 공포는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도 한다. 지난달 23일 지하철 1호선 전철 안에서 60대 남성이 쓰러졌다. 전염을 두려워한 사람들은 심폐소생술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송내역 관계자가 남성에게 응급조치를 시행하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겼지만 안타깝게도 이 남성은 사망했다. 이후 남성은 코로나19 ‘음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공포가 또 다른 사망자를 낳은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한 ‘공포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에 번지고 있는 것이다. 상가는 텅텅 비고, 만성비염 환자는 눈치를 봐야하고, 도움이 필요한 환자는 사망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공포 탓인지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 송내역의 남성도 SNS에는 코로나 19로 사망한 것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코로나19에 걸리면 완치를 해도 폐 손상이 심각하다는 가짜 정보가 SNS로 급속도로 확산해 나갔다. 코로나19의 확산을 걱정하는 건 당연하다. 신종이라 어디로 튈지 예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공포 바이러스까지 전파할 필요는 없다. 3월 3일 0시 기준으로 사망자는 30명, 사망률은 0.58%다. 젊고 건강한 환자는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지 않고도 시간이 경과하면 낫는다고 한다. 일부 환자는 자는 면역으로 치료가 된다는 것이다. 사망자가 적은 건 아니고, 사망자를 줄이려고 최대한 노력해야겠지만, 2018년 산업재해사망자 2142명, 교통사고 사망자 3781명, 자살 사망자 13,670명, 법정 감염병 사망자 3,071명과 냉정하게 비교해야 한다. 지금은 공포보다 나눔을 생각해야 할 때다. 전국 각지에서 선행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처럼 공동체의 연대를 먼저 생각해야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