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보다 더 무서운 ‘코리아 차별’ 심각

해외 체류 한국인 강제 격리 등 차별 증가 세계 곳곳선 동양인 무차별 폭행도 잇따라 잘못된 정보·과민 반응 각종 차별 일으켜

2021-03-05     한종훈 기자
중국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국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자 세계 각국에서 한국인에 대한 차별이 심해지고 있다. 특히 정부의 초기대응 미흡으로 국내 확진자 수가 세계 2위에 오르며 이 같은 상황을 자초했다. 5일 외교부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우리 국민이 불심검문을 당하거나 일방적인 강제 자가격리 조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입국 당시 발열 체크 등 러시아의 검역 절차를 마치고 자가격리 명령도 받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불심검문에 나선 현지 경찰관은 입국 시점을 문제 삼아 자가격리 명령서를 발부하기도 했다. 이에 주러시아 한국대사관은 교민들을 대상으로 주의 안내를 발송했다. 한국인 차별은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는 최근 각 거주 단지에서 자체적으로 한국인에 대한 차별 대우를 하고 있다는 우리 교민들의 신고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이 직접 한국인에 대한 별도 격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정책과 관계없이 현지 주민들의 반대로 최근 한국에서 돌아온 우리 국민이 집에도 들어가지 못 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반한 감정이 커지며 일부 숙박업소가 한국인의 투숙을 거부하고 있다. 이밖에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는 한국인 여행객들이 봉변을 당했다. 포르투갈 남성들이 중국인으로 오인해 물병을 던지며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코로나19의 진원지가 중국이라는 이유로 동양인에 대한 혐오도 거세지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는 싱가포르 출신의 한 대학생이 대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욕설을 듣고 집단 폭행을 당했다. 버밍엄과 풀럼 등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대중교통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옆에 앉지 않거나, 거리에서 자신에게 욕설하는 사람을 만났다는 등의 경험담도 커뮤니티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UN 및 세계 각국은 이 같은 차별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최근 인권이사회에 참석해 “코로나19는 중국과 동아시아 민족에 대한 충격적인 편견의 흐름을 촉발했다”면서 “세계는 이런 인종차별과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외 형태의 차별과도 싸우기 위해 유엔 회원국들이 최선을 다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아시아계 미국인을 겨냥한 인종차별이 기승을 부리자 정치권이 편견과 왜곡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한 국내 심리학 전문가는 “잘못된 정보와 과민 반응이 동양인 폭행 등 각종 차별을 불러왔다”면서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아닌 인류애와 연대로 코로나19를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