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코로나 무력감, 스스로의 해독제가 필요하다

2021-03-05     매일일보
‘코로나에 문화산업도 막막...정부 지원 절실하다’ 2주전 필자가 쓴 칼럼 제목이다. 그런데 이제는 정부의 특례 지원 정도로 해결될 만한 수준을 넘어섰다. 대구·경북지역 확산을 시작으로 하루가 다르게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하루하루 희비가 교차해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우리의 일상은 재난 영화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코로나19 감염 위험 그 자체보다 코로나19 앞에 무력해지고 있다. 필자는 그런 모습이 더 걱정이다. 우리를 덮친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아야할 때가 왔다. 누군가의 잘잘못을 탓하고 무엇인가에 기댄다고 해서 해결될 상황일까. 아니다. 스스로 중심을 잡고, 스스로 강해져야 버텨낼 수 있지 않을까.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고 국내 민간기업이 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모두가 힘든 시점에 누구에게 기대기보다는 쓰러지지 않고 견딜 수 있는 힘, 스스로의 해독제가 필요하다. 전 하버드 대 심리학과 교수이자 현재 토론토 대 교수로 재직하며 명강의로 전 세계적 팬덤을형성하고 있는 조던 피터슨은 그의 저서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인생의 힘든 순간을 겨우 지나오면서 내가 터득한 비결 하나는 시간 단위를 아주 짧게 끊어서 생각하는 것이다. 다음 주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면 우선 내일만 생각하고, 내일도 너무 걱정된다면 1시간만 생각한다. 1시간도 생각할 수 없는 처지라면 10분, 5분, 아니 1분만 생각한다. 사람은 상상 이상으로 강인하다. 지금 눈앞에 놓인 문제를 마주할 용기만 낸다면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견딜 수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아주 사소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인생이 완전히 망가지는 걸 막을 수 있다.” 그가 이야기하는 ‘아주 사소한 아름다움’에 필자는 ‘예술’을 보태고 싶다. 예술 작품은 우리의 머리와 가슴을 잠시 호기심과 아름다움, 감동으로 채워줄 수 있는 창이 되어준다. 심지어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작품이 아니어도 괜찮다. 작품을 통해 자극을 받고 발산이 되는 다양한 감정들은 부정적인 사고를 희석해주고 그 자리에 긍정적인 희망을 채워준다. 유감스럽게도 코로나19이슈로 현재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 역시 문을 닫았다. 좋은 작품 감상을 통해 용기가 되는 역할을 해주었으면 했는데, 조금 아쉽기도 하다. 조용히 예술 화집 한 권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혹은 예술가의 연대기를 주제로 한 영화 한 편 감상도 추천한다.
박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