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 사과 부족" 판사들 '집단사표' 움직임
신영철 대법관 "경고 수용" 사퇴 의사 없음 시사
2010-05-14 매일일보
[매일일보] 재판 개입 파문을 일으킨 신영철 대법관이 13일 사과로 사태를 마무리하려는데 대해 일부 단독판사들이 '집단 사표'를 통해 불만을 표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서울중앙지법 A판사는 13일 "사과로는 부족하다"며 "(자신을 포함) 일부 판사들이 신 대법관 문제가 이대로 종결될 경우 집단으로 사표를 제출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이같은 일부 판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이미 법관들이 깊이 받은 상처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사과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아울러 "이용훈 대법원장이 신 대법관에 엄중 경고를 했다고 하지만 서면으로 입장을 발표했다"며 "경고는 사실상 쇼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그가 전한 바에 따르면 현재 법관들 사이에선 신 대법관의 사퇴를 끝까지 요구하자는 입장과 신 대법관이 끝까지 버티면 별수 없다는 입장, 끝내자는 입장 등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이와 관련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들은 14일 오후 6시30분 대회의실에서 단독판사회의를 열고 신 대법관의 거취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모아 서울중앙지법원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한편 신영철 대법관은 13일 "경고 조치를 겸허히 수용한다"며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밝혔다.신 대법관은 이날 비서관을 통해 법원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진즉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었으나 조사나 심의, 대법원장의 결단에 부담이 될까봐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며 이같은 뜻을 전했다.신 대법관은 "저로서는 당시의 여러 사정에 비춰 나름대로 최선의 사법행정을 한다는 생각에서, 또 법관들도 제 생각을 이해해 주리라는 믿음에서, 재판진행에 관한 의견을 피력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하지만 "제 행위가 재판권 침해로 평가되고 경고까지 받게 된 이 시점에서 돌이켜 보면 재판의 독립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며 "더 세심하게 배려하고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하는데 도를 넘었다"고 평가했다.아울러 "법관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손상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후회와 자책을 금할 수 없다"며 "당시 형사단독판사들과 전국의 법원가족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이번 사태로 사법부 내부에서 재판에 대한 간섭이 이뤄지고 있다는 오해의 빌미를 제공하고 모든 법관들의 자긍심에 손상을 주는 등 법원에 누를 끼치고 말았다는 생각에 내내 괴로웠다"고 회고했다.신 대법관은 글의 말미에 "제 부덕과 어리석음으로 국민과 법원 가족 여러분께 드린 상처가 하루 빨리 치유되었으면 한다"며 "저의 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그러나 "이번 사태를 통해 제가 얻게 된 굴레와 낙인은 제가 이 자리에 있는 동안, 아니 제 남은 일생 동안 제가 짊어지고 갈 수 밖에 없는 제 짐"이라면서도 사퇴할 의사는 없음을 시사, 논란이 예상된다.<인터넷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