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알뜰폰 진출에 '골목상권' 침해 논란

한국MVNO협회, 알뜰폰 중기업종 지정요청 검토

2014-03-20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홈플러스를 시작으로 대형마트들이 알뜰폰(MVNO) 사업에 본격 진출한 가운데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전국 134개 점포에서 요금제, 단말기, 가입, 고객관리 등 모든 통신서비스를 직접 제공한다.기본료는 최저 6000원부터 선택 가능하며 24개월 약정시 추가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이와 함께 이마트도 작년 SK텔레콤과 망 사용 계약을 하고, 알뜰폰 사업 개시를 위한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대형마트들이 알뜰폰 사업에 진출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알뜰폰 시장에서도 중소업체를 위한 '골목상권'을 보호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현재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하는 20여 사업자의 대부분은 중소업체기 때문이다.CJ 계열 케이블TV 업체인 CJ헬로비전이 가장 큰 규모의 알뜰폰 사업자지만 오프라인 유통망이 취약해 주로 홈쇼핑이나 인터넷에서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일부 중소 알뜰폰 업체는 편의점에서 단말기를 판매하는 등 유통망 확보를 위한 자구책을 내놓았지만 대형마트의 유통망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대형마트의 유통망은 통신요금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홈플러스는 "유통망과 인프라를 이용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통신요금을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밝혔다.홈플러스 알뜰폰 요금제 가운데 기존 휴대전화에 유심(USIM)만 바꿔 끼워서 사용하는 '유심 요금제'는 기본료가 6000원·1만원이고, 음성통화 1초당 1원의 요금을 부과한다. 현재 이통사가 음성통화 1초당 1.8원을 과금하는 것과 비교해 저렴하다.홈플러스의 스마트폰 요금제는 기본료 2만4000원에 음성 150분·문자 200건·데이터 100MB를, 기본료 2만8000원에 음성 200분·문자 150건·데이터 500MB를 제공하며, 추가 음성통화는 1초당 1.8원을 부과한다.이는 기존 중소 알뜰폰 업체의 요금제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한 중소 알뜰폰 업체의 스마트폰 요금제는 월 2만8000원에 통화 150분·문자 250건·데이터 100MB를, 다른 업체는 월 2만9000원에 음성 100분·데이터 500MB를 제공하고 있다.한국MVNO협회는 대기업이 중소업체를 위협한다고 판단, 동반성장위원회에 알뜰폰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그러나 최근 이통업계가 '빙하기'를 겪고 있는 만큼 대형마트의 알뜰폰 시장 영향력이 초반에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통신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기존 중소업체보다 시장 영향력이 더 클 것"이라면서 "하지만 아직은 대형마트에서 휴대전화를 산다는 인식이 높지 않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