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잘한다 대한민국, 힘내라 의료진” 줄 잇는 지원

대기업, 통큰 기부금 전달…연수원·기숙사도 치료센터로 제공 의료진 파견, 보호장구·생활용품·임대폰 등 지원 품목도 다양 연예인·팬덤 기부 릴레이, 병원 간식 전달하는 익명의 시민도 야시장 문 닫아 생활고에도 의료진 도시락 봉사 나서는 상인

2020-03-08     김아라 기자
지난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을 위한 국민의 응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업부터 연예인, 생활고에 시달리는 상인들, 익명의 국민 등 너나 할 것 없이 발 벗고 나섰다. 기부금과 부족한 병상 제공뿐 아니라 마스크, 보호장구, 생활용품, 임대폰, 간식 등 지원 품목도 다양하다. 기업들은 각 기업 특성에 맞는 물품과 서비스 지원으로 총력을 다하고 있다. 먼저, 삼성과 LG, 한화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부족한 병상 확보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삼성은 지난 2일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로 경북 영덕에 있는 ‘영덕 연수원’을 제공했다. 총 300실 규모의 영덕연수원은 2017년 완공돼 삼성 임직원을 위한 명상교육 및 힐링센터로 활용됐다. LG그룹은 지난 4일 총 550실 규모의 경북 구미 LG디스플레이 기숙사(338실 규모)와 울진 LG생활연수원(167실 규모)을 생활치료센터로 내주기로 했다. 한화그룹도 삼성과 LG에 이어 지난 5일 경기도 용인시에 소재한 한화생명 라이프파크 연수원을 치료센터로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 개원한 이 연수원에는 2개 숙소동과 개별 화장실·욕실 등이 갖춰진 200개의 객실이 있다. 이들 기업이 제공한 연수원·기숙사는 경증환자들이 격리된 상태에서 의료진들의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로 사용될 예정이다. 삼성은 의료 인력 지원에도 나섰다. 삼성의료원 의료진 중 지원인력들로 구성된 의료지원단을 연수원에 파견한다. 지원인력들은 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삼성창원병원 등 3개 병원의 의사·간호사 등 전문인력으로 구성됐다. 파견 의료진은 현장에서 경증환자들의 자가 체온 측정 확인 등 모니터링 역할을 맡는다. 삼성은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2주 단위로 돌아가며 순환 근무 형태로 의료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코로나19 치료에 매진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에게 보호장구·생활필수품· 건강관리 가전제품·업무 연락용 휴대전화 등을 전달하기로 했다. LG그룹은 의료용 방호복 1만 벌, 방호용 고글 2000개, 의료용 마스크 10만 장을 지원한다. LG생활건강은 현장 의료진의 불편을 덜어줄 소용량 생수·휴대용 세면도구·소독제품을 이달 매주 공급한다. LG전자는 건조기·공기청정기 등 건강관리 가전제품 지원을 맡았다. LG유플러스는 의료진의 긴급 업무 연락과 환자 상담용 휴대전화가 부족한 상황에 따라 대구시 등을 통해 임대폰 100대 및 통신요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CJ그룹 등 유통 대기업들도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 기부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확진자 방문 매장의 휴점으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매출 감소도 불가피한 가운데 마련한 지원금이어서 눈길을 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CJ그룹은 10억 원의 성금을 기부했다. 이에 더해 신세계는 최근 대구 지역의 현장 의료진과 구급대원 등을 위해 마스크 등 위생용품과 생필품을 담은 구호 물품 ‘힘내라 키트’ 3000세트를 긴급 제작해 전달했다. CJ그룹의 계열사 CJ제일제당은 의료진·격리환자·취약계층의 식사를 위한 가정 간편식 1만5000개를 전달했다. 또한 CJ올리브영은 마스크와 항균 물티슈 1만 개, 비타민 음료 등 위생용품을 제공했다. 연예인들의 기부 릴레이도 활발하다. 지난 1월 말 가수 홍진영과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를 시발점으로 이민호·소지섭·현빈·공유·박서준·손예진 등 많은 연예인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NGO 굿네이버스·희망브리지 전국 재해구호협회 등을 통해 천만 원대부터 1억 원, 많게는 3억 원을 기탁하고 있다. 지난 2주간 스타들의 참여로 모금된 기부금이 1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팬들도 그 대열에 합류해 힘을 보태고 있다.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 팬덤은 BTS의 팬 군단 아미(ARMY)다. 지난달 27일부터 일주일간 아미가 희망브리지에 기부한 건수는 9500건, 총액은 4억5200만 원에 달한다. 도넛, 커피, 직접 만든 도시락 등 병원에 간식을 전달하는 익명의 국민도 많다. 지난 4일 부산의료원에는 수십 개의 마카롱이 도착했다. 정성스레 포장한 10여 개 마카롱 박스 위로는 손수 쓴 메모가 붙었다. 부산 광안리에서 작은 가게를 한다는 이 시민은 코로나19와 싸우는 부산의료원 의료진에게 이렇게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아주대병원도 익명의 격려 편지와 500여 개의 도넛을 간식으로 받았다. 편지에는 “가장 힘든 곳에서 고군분투하시는 우리들의 영웅, 의료진에 감사드린다.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합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적혀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휴업 중인 상인들마저도 의료진을 위한 도시락 봉사에 나서고 있다. 칠성야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청년 상인들은 200만여 원을 각출해 핫도그·샌드위치·음료수 200인분을 만들어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의료진에게 전달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29일에도 대구의료진 의료인에게 200인분의 도시락과 커피를 전달한 바 있다. 하루를 쉬면 그만큼 수입이 줄어 영업에 타격을 입고 있지만, SNS에서 ‘목숨 걸고 일하는 의료진의 도시락 반찬이 부실하다’는 내용을 접하고는 든든한 도시락을 만들어 전달하자고 뜻을 모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