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적 불명예 '박능후,강경화,추미애,장하성,정의용'
국민, 의료진, 자원봉사자 힘 모여 지금 환란 극복
2021-03-08 이승익 기자
[매일일보 이승익 기자] 굽은 허리, 조조같이 가는 실눈/가래끓는 목소리로 웅숭거리며 나온다/털투성이 몽둥이에 혁명공약 휘휘감고 혁명공약 모자쓰고 혁명공약 배지차고… 1970년대 김지하 시인이 발표한 오적(五賊)이라는 시다.
당시 김지하의 시를 봐도 예나 지금이나 백성의 행복한 삶과 안전보단 자신의 안위와 출세만을 살피는 높으신 분들이 많았던가 보다. 정치인에 대한 김지하의 비판은 지금 보아도 섬뜩할 정도의 살기와 풍자가 느껴지는 요즘이다.
지금은 코로나로 온나라가 전쟁이다. 총칼이 오가는 전쟁 이상으로 대한민국은 코로나로 모든게 멈춰섰다. 대구에 내려간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심지어 새로 임관하는 어린 여군 장교들의 파견을 보면 그야말로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현 정부의 확진 검사 시스템과 낮은 치사율, 그리고 중국이나 일본처럼 특정 지역 봉쇄없이 국가 헌법을 지키고 국민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며 국가 의료 재원과 방역 시스템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것은 자랑할 만한 성과다.
그러나, 코로나가 창궐한것에 대해서는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한다. 향후 코로나가 진정되면 국정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 규명을 해야하고 이에 대한 과오를 지적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같은 환란을 겪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코로나 환란에는 윗분들 중 다섯분에게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판단해 김지하 시인의 ‘오적’을 잠시 빌려본다.
먼저, 1순위의 불명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코로나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었다” 라고 말한 장본인이다. 박 장관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보건/의료 전문가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이번 코로나 대책의 사령탑으로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박 장관에게는 이런말들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가을 중국에서 ‘우한 폐렴’이 창궐할 때 어떠한 대책도 준비하지 않았다. 사회주의 정책에 기반한 국민연금 스튜어드쉽코드에만 열을 올렸다. 그래서 지금의 오락가락한 마스크 정책이나 중국인 입국 차단 등 어떠한 대책도 준비되지 않았다.
두 번째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다. "방역 능력이 없는 국가가 입국 금지라는 투박한 조치를 하는 것입니다." 강 장관이 지난 4일 국회에서 한 발언으로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유엔회원국 중 절반이 넘는 100개국 이상의 국가들이 왜 우리나라를 입국금지 국가로 지정하는 것일까.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국가들이 방역 능력이 없어서일까. 외교부는 지난해 가을부터 중국 ‘우한폐렴’이 창궐할 때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 지금까지도 중국인 입국금지를 결국 하지 않았다. 물론, 지금에서야 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 하지만 골든타임을 놓친 것은 두고두고 강 장관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세 번째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다. 추 장관은 조국 장관에 이어 검찰개혁에만 열을 올리다보니 출입국 관리를 담당하는 주무부처로써 중국 출,입국자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은 무증상자도 많다. 또한 잠복기도 길어 공항검색의 발열체크는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중국인들의 입국과 우한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에 대해서 법무부 입장에서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했다. 그러나 추 장관은 모르고 있었다. 알고 안했다면 더 큰 문제다. 이것이말로 너무나 큰 직무유기다.
네 번째로 장하성 주중대사를 꼽고 싶다. 사실상 실패로 끝난 소득주도성장의 주역으로 꼽혔던 장 대사는 아직도 현 정부의 실세로 불린다. 그는 올해 초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방한에 엄청난 공을 들이며 중국인 입국금지에 대해 반대 입김을 넣었다. 이번 코로나로 인한 중국 내 교민들의 안전과 인권 보호에 대한 무책임과 무능력이 도마위에 올랐다.
마지막 ‘오적’의 주인공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우리나라 국가 안보·통일·외교와 관련된 최고 의결기구다. 물론 최고 회의는 의장인 대통령이 소집하지만 사실상 국가안보실장이 최고 컨트롤 타워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에는 전쟁만 위협적인 요소가 아니다. 재난도 포함된다. 국가안전의 컨트롤 타워는 이미 우한폐렴의 ‘골든타임’에 시계가 돌아가질 않았다. 우리는 그때의 후폭풍을 지금에서야 그대로 직면하고 있다.
이외에도 코로나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윗분들은 무수히 많다. 보건복지부만 해도 부처내 무수히 많은 의료관계자들이 있다.이들은 지금도 복지부동하며 입을 아끼고 있다. 윗분들이 이렇게 먹칠을 해도 대한민국은 오늘도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의 피,땀,눈물이 모여 코로나를 이겨내고 있다. 이것이 지난 IMF를 이겨낸 대한민국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