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86세대의 끝이 보이길
2021-03-09 문수호 기자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86세대. 민주화 투쟁을 대표하는 세대.
386세대에서 486을 거쳐 이제 586, 686세대라 불리는 이들은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이어진 경제적 호황기의 특권을 누렸고, 제5공화국 당시 민주화 투쟁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민주화 운동의 주역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어느덧 사회의 주류가 된 이들은 지난 2017년 정권 교체마저 성공하며 자신의 세대에 있어 정점을 찍었다. 해가 바뀌며 1980~1990년대에서 2020년대로 들어선 지금, 그들은 사회의 주류로 정치·경제적으로 공고한 카르텔을 형성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고용 불안‧소득 불안‧경쟁 과잉 등 온갖 사회 문제를 파생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또한 새롭게 시대를 이끌어갈 젊은이들과 극한의 대립을 이루고 있는 세대이며, 자신들이 만들어낸 고용‧소득 불평등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세대다. 현 정부의 고용 통계만 보더라도 젊은이를 위한 일자리 창출보다 자신의 세대를 위한 일자리 창출에 더 힘쓰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논하고 싶지 않다. 정치색이 뚜렷한 86세대와 달리 본인은 때로는 우측에 서기도, 또 때로는 좌측에 서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4월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 부디 86세대의 끝이 보이길 바란다.
새 시대에 걸맞은 새 인물이 나타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사회 계층의 정점에 서 있는 86세대와 미래의 주역이어야 할 20대와의 괴리는 너무나도 커 보인다. 젊은 세대에 대해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무리지만, 개인주의적 성향이 분명 크다. 이들은 사회적 최대 이슈인 코로나 앞에서도 일부는 “나는 안 걸려”라는 이기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개인주의는 한편으론 사회가 만들어 낸 부산물이란 생각이 든다. 고용과 소득 등 기득권이 누려왔던 혜택을 받지 못하면서 사회에서 분리된 느낌이다. 기득권 세력이 된 86세대는 여전히 표심을 위한 정책만 쏟아내고 있다. 부모님과 자식이 코로나에 걸릴까봐 사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40대의 필자는 윗세대와 아랫세대를 전부 이해하지 못한다. 낀 세대의 고충이다. 요즘처럼 세대별 생각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때는 없었던 것 같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종국과 함께 86세대도 함께 종언을 맞이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물론 기득권 세력은 지금도 젊다고, 내 세상이라고 말하겠지만.
코로나와 총선에 가려진 대한민국 산업계의 어려움 극복과 정체된 경제 성장을 위해서도 이제는 새로운 시각을 가진 신 정치인이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86세대가 초래한 사회적 대 분열은 더 이상 스스로 해결하기 힘들어 보인다. 스스로 물러날 때를 아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권력을 내려놓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세습이 아닌 다음 세대에 제대로 전달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코로나19가 언젠가는 끝이 날 것을 알고 있듯이, 현 사회의 주역들도 언젠간 자리를 내려놓게 될 것이다. 부디 혼란스러운 현 시국을 극복하고 새롭게 거듭나는 날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