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커플링 가속화]포스트 차이나로 뜨는 나라? 신남방 정책 효과는

對아세안 교역규모 中 다음으로 2위…국내 대기업 진출 활발 코로나19에 한국인 제한 적극 나선 베트남…정부정책 실효성 의문

2021-03-09     이상래 기자
삼성전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한국의 신흥시장으로 중국 다음으로 큰 교역대상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떠오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대(對)아세안 교역 규모는 1597억달러로 중국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아세안 입장에서 한국은 중국,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다음의 5위 교역대상국이다. 한국 무역에서 아세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9.7%에서 2018년 14.0%로 확대됐다. 아세안은 2018년 기준 한국의 제3위 투자 대상이다. 아세안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총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됐다. 특히 한국의 아세안 교역은 2년 연속 7%대 성장률을 이어가는 베트남에 집중돼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사이 교역 가운데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42.7%(2018년 기준)에 달한다. 실제 국내 대기업의 아세안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공장에서 전체 스마트폰 물량의 절반(연간 1억5000만대)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공장을 철수하고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가전복합단지도 베트남에 설치해 TV, 가전제품도 생산한다. 지난 2일에는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인 베트남 모바일 연구개발(R&D)건설을 시작했다. SK는 지난해 베트남 최대기업(시가총액)인 빈그룹에 1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SK그룹은 빈그룹의 지분 6.1%를 매입해 2대 주주에 올라섰다. SK그룹은 2018년에는 베트남 2위 그룹인 마산그룹의 지분 9.5%를 4억7000만 달러(약 5593억 원)에 매입했다. LG전자는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겼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에 연간 생산량 25만대 규모의 완성차공장을 짓는다. 총 투자비는 제품 개발과 공장 운영비 포함 약 15억5000만달러(1조8200억원)다. 인도네시아를 전략적 교두보로 삼아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신남방 정책을 핵심 통상정책으로 삼아 아세안 시장 개척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부산에서 개최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아세안과 한국의 경제는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며 “한국은 아세안의 친구를 넘어서 아세안과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신남방 정책의 실질적 효과에는 물음표가 따른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에서 확산되자 적극적으로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조치를 단행했다. 베트남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신남방 정책의 핵심국가 중 하나다. 입국조치는 당장 베트남에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영향이 미칠 수 있는 문제다. 이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베트남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과도한 입국 제한 조치에 대해 한국 내 실망감이 매우 크다”고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또한 최근 베트남 박닌성 패널 공장에 임직원 및 설비업체 직원 700여명이 현지에 입국해야 하지만 2주간의 격리조치 시행으로 곤란한 입장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베트남에 삼성, LG 등 한국 기술자에 대해서는 격리조치 예외적용을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