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커플링 가속화] 韓 산업의 탈중국…제조업 위주 가속화

미‧중 무역분쟁 계기로 점화, 코로나19로 심화…비싼 인건비도 원인 탈중국 전세계 바람, 제조업 위주 중국 의존도 낮추려는 움직임

2021-03-09     문수호 기자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지난해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시작으로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국산화 및 공급처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중국발 부품 수급 문제와 수출 감소 영향으로, 다시 한 번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업계 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는 일본 의존도가 높은 소재와 부품 약 220개의 공급처를 다변화시키는 대책을 추진 중이다. 또 정부도 반도체와 로봇 등 9개 분야의 소재‧부품에 대해 기술 자립에 나섰다. 특히 5년 안에 100대 품목 자립을 위해 범부처 합동으로 2조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 중인 소‧부‧장 독립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탈일본 뿐만 아니라 중국 의존도 탈피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공급처 다변화라는 당면 과제 외에도 중국의 높은 수출 의존도는 우리나라 산업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떠올랐다. 탈중국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분위기다.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밸류체인(공급망)으로 중국과 엮여 있던 많은 국가들이 생산 중단 위기에 처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경우 전세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대표적으로 일본 자동차 업계는 중국 공장이 여전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고, 닛산과 마쓰다 같은 일부 업체는 일본 내 공장 가동을 멈춰야 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생산공장이 차질을 빚자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 생산라인 이전을 검토 중이다. 중국은 과거와 같이 인건비가 싸지 않기 때문에 최근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 등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수출 문제도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제품 등은 중국 의존도가 높다. 이들 품목의 수출 비중은 30~40%에 이르러 부품 수급난을 겪은 자동차 산업과 반대로 수요 감소로 인한 수출 급감이라는 악재를 맞았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수출 의존도가 1/3을 차지하는 호주의 경우에도 제조업 40% 이상이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시장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이 생기면서 전세계 제조업의 탈중국이 시작됐다”면서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탈중국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