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급증 종목 10거래일 동안 공매도 금지
개인투자자들 ‘한시적 공매도 금지’ 촉구 불만도
2020-03-10 황인욱 기자
긍융위원회.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오늘부터 증권시장에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이 대폭 확대된다. ‘코로나19’ 펜데믹(Pandemic, 세계적 전염병 유행) 국면에서 추가 증시 하락을 막겠단 금융당국의 의지다. 일각에선 실효성을 지적하며 ‘한시적 공매도 금지’ 촉구 목소리가 나왔다.
10일 금융위원회는 오는 6월9일까지 3개월 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을 완화하고 공매도 금지기간을 대폭 강화하여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과열종목 대상은 당일 주가가 5%이상 하락한 코스피 종목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평소 대비 3배이상 증가한 경우 지정된다. 현행은 6배다. 코스닥은 그 기준을 현재 5배에서 2배로 낮췄다.
주가가 20% 이상 하락한 종목에 대해선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배율을 코스피 2배, 코스닥 1.5배로 하는 지정기준을 신설한다.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주식의 공매도 금지기간을 현행 1거래일에서 10거래일로 연장한다.
기존 과열 종목 지정제는 공매도 거래가 급증한 종목에 대해 다음 1거래일 동안 공매도 거래를 금지시키는 것으로 지난 2017년 3월 도입됐다.
시장은 금융단국이 주식시장에 컨틴전시플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봤다. 주식시장의 과도한 하락을 막기 위해 본격 개입에 나섰다고 본거다.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론 불만도 나왔다.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개미들 다죽고 발표”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나아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 확대로는 부족하다며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해야한다는 요구도 쏟아졌다.
개인 투자자 권인보호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매도 한시적 금지’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한시적 공매도 금지 요구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공포와 국제 유가 급락 여파로 국내 증시가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매도가 낙폭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코스피에서 공매도 거래 대금이 폭증하고 있다.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1월 3180억 수준에서 2월 5091억원으로 늘더니 3월 들어 6428억원으로 뛰었다.
공매도는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파는 거래를 말한다.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내려가면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갚는 식으로 차익을 얻는 구조다.
공매도는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순기능이 있다. 그러나 주가 하락국면에서는 다르다. 실제 펀더멘털 보다 낙폭을 키울 수 있다.
공매도는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개인이 주식을 빌리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는 손 쓸 도리없이 공매도로 인해 커진 낙폭을 받아야 한다.
한편, 한국거래소도 이날 비상대책위원회를 개최하고 불법 공매도 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시장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불공정거래 적발 즉시 관계기관 통보 등의 조치를 취하고 금융당국 등과 긴밀히 협조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