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격'에 취약한 농협 전산망 또 마비
해킹 공격 타행 동시다발적 자체 방어...농협·신한만 뚫려
농협, 전산망 대란 겪고 자체 역량 강화했지만 속수무책
2014-03-21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20일 발생한 사상 초유의 방송‧금융사의 전산마비 사태가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도 농협 일부 지점에서는 전산 복구가 이뤄지지 않아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일 발생한 해킹사고로 KBS‧MBC‧YTN 등 주요 방송사와 농협은행‧농협생명‧농협손보 등 농협금융지주 계열사와 신한은행‧제주은행 등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의 전산망이 마비됐다.금융위는 이날 우리은행에도 해킹시도가 있었지만 자체 시스템으로 방어했다고 밝혔다.체코 기반의 다국적 보안업체인 어베스트 역시 이번 해킹공격이 신한과 농협 외에 국민, 하나, 기업, 우리은행에도 가해졌다고 주장했다.이 업체는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홈페이지의 소스코드 내에 국내 은행을 공격하는 2개의 자바스크립트 코드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금융당국과 보안전문가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국내 시중은행에 동시 다발적으로 해킹 시도가 있었지만 농협과 신한금융만이 자체 보안망이 뚫려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 중 특히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2011년 농협중앙회 시절 사이버테러로 추정되는 대대적인 전산망 대란을 겪어 정상화까지 일주일 넘게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그 해 농협은 4차례나 전산장애가 발생해 금융당국으로부터 IT 부문 집중 감사를 받기도 했다.농협은 이후 신경분리를 앞두고 IT 분야의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 강화하면서 국내 최고 수준의 보안력을 갖췄다고 피력했지만 이번 해킹으로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여기에 일부 농협 지점은 아직까지 피해를 복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와 고객들의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진다.금융당국에 따르면 21일 오전 11시 현재 농축협 단위조합을 포함한 농협 32개 지점의 복구가 지연되고 있어 정상영업이 불가능한 상태다.금융당국은 이번 해킹으로 인해 금전적인 피해나 고객정보 유출사례는 접수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농협은행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바이러스를 통해 개별 PC 부팅이 안된 것으로 지난 2011년 전산망 마비 사태와는 본질이 다르다”며 “현재 일부 지점의 소수 ATM기나 단말기에만 문제가 있을 뿐 영업에는 무리가 없고 이번주 중 모두 정상화 될 방침”이라고 말했다.이어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불편 사례 등 단순 민원 접수만 이뤄지고 있고 금전적 피해 보고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