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레이다] 라임사태 주범② 이종필, 해외 은닉재산을 찾으면 도주로가 보인다
해외도주국 캄보디아,필리핀,호주,캐나다 거론 때늦은 검찰의 신병확보에 도주할 시간 벌어줘
[매일일보 이승익 기자] 편집자주) 전세계가 코로나 이슈로 사회적 대형 사건도 덩달아 묻히고 있는 시점입니다. 그 중 라임사태도 덩달아 묻히며 때 아닌 수혜를 입는다고 할까요. 그렇다고 그들의 범죄행각과 피해자들의 피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와중에도 펀드 환매 중단 규모는 연일 커지고 있고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의 소송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입니다.
코로나에 라임사태까지 여의도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입니다. 대형금융기관이 병풍으로 동원되며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라임 자산운용 사태의 배경에는 희대의 머니게이머들이 있었습니다. 풍문레이다에서는 지난 ①편의 이인광 회장에 이어 오늘은 ②편에서는 라임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이종필 부사장에 대해 이야기를 펼쳐 보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머니게이머들의 세계를 밀착 조명해 이같은 금융기관의 모럴헤저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취재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과 제보 기다리겠습니다.
◆ 도주국가는 캄보디아,필리핀,호주,캐나다로 압축
이 부사장은 현재 출입국 관리 기록이 없다. 그러다보니 검찰은 국내 잠적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여러 제보자들의 진술이 최근들어 들려오고 있어 밀항 가능성에도 많은 비중을 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목격자들이 이부사장을 주로 목격했다는 국가는 캄보디아,필리핀이며 호주,캐나다로 또 다시 점핑(3국을 거쳐 입국)을 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관측한다. 캐나다는 이 부사장이 이중 국적자로 영주권을 갖고 있으며 호주는 이 부사장의 현재 부모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목격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다. 필리핀과 캄보디아는 라임자산운용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거액의 펀드 자금이 현지로 흘러들어 갔기 때문에 현지에서 해당 펀드의 자산과 자금을 유용해 대부분 이 부사장이 은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모 회계법인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회계 실사 도중 국내 부동산과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자금이 해외로 횡령돼 은닉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같은 자금 흐름은 서울 합정동과 제주도 등에서 부동산 개발을 추진 중인 메트로폴리탄에 2500억원이 투자 됐으나 2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메트로폴리탄의 필리핀 세부 리조트·카지노 인수 등을 위해 차명 계좌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발견됐다고 회계관계자는 전했다. 또 라임의 펀드 상품인 ‘라임 플루토 FI D-1호’는 캄보디아 리조트를 개발하는 데 1억 달러(1200억원 이상)를 대출해줬으나 현재까지 해당 프로젝트는 오리무중인 상태다. 코스닥기업인 슈펙스비앤피의 지난해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캄보디아 프놈펜 공항 근처에 있는 리조트 설립을 추진하던 중 자금부담으로 라임자산운용과 라임의 이중대격인 라움자산운용으로 슈펙스의 현지 부동산 프로젝트 회사인 유니온디벨롭먼트그룹의 지분을 양도했다. 이 시점에 슈펙스비앤비는 라임으로부터 150억원의 CB투자를 받으며 수상한 거래도 이어졌다.라임과 슈펙스가 이러한 모종의 거래를 하는데 있어서 신한금융투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본부의 심모 팀장도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심모 팀장에 대해서는 추가 취재가 마무리 되는대로 관련된 풍문레이다 시리즈에서 추가 보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슈펙스 윤강혁 대표와 심 팀장은 모 증권사 공채 동기로 심 팀장이 이 부사장과 윤 대표의 인연을 만들어 준 인물이라고 한 매체는 전했다.
1억불이 빠져나간 캄보디아 프로젝트는 현지 자금의 사용처가 불투명하고 복잡하게 얽히고 섥혀 있다 보니 자금이 어떻게 빠져나갔는지는 현재 조사과정에서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 밖에도 회계감사인들은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 신흥국가에도 라임 펀드의 자금이 흘러간 정황들을 찾고 있다.
◆ 실세 오너, 이종필 부사장 2015년 라임자산운용 합류
라임자산운용은 우리은행을 거쳐 트러스톤,브레인 자산운용에서 펀드메니저로 근무했던 원종준(41)대표가 30대 초반의 나이인 2012년도에 설립했다. 이후 2015년 HSBC에서 대체투자운용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던 당시 이종필 상무와 인연이 시작되며 본격적인 펀드 판매를 넓혀갔다. 이 부사장은 당시 애널리스트로 유명세를 알렸다. 2007년 대신증권에서 퀀트 애널리스트로 활약하며 LIG투자자문, IBK투자증권을 거쳐 HSBC증권 글로벌리서치센터 한국 투자전략 담당 및 퀀트 애널리스트를 역임했다. 이 부사장이 합류한 후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액은 2016년말 3천억원 미만에서 1년만에 5배가 증가한 1조 5천억 가까이 늘어났다. 2018년말에는 2조 증가한 3조 5천억원을 상회했으니 2년만에 10배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라임 펀드의 모집액 중 80% 이상을 이 부사장이 기여했다고 내부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부사장은 라임에서 CIO(운용부문대표)를 맡으며 펀드 운용의 중심에 있었다. 이로 인해 원 대표는 회사의 경영,관리업무에 집중하며 역할을 분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라임자산운용의 주식 지분 비중도 두 사람이 25%씩 동일한 지분율을 갖고 있어 사실상 이 부사장의 라임 지배력은 주변 우호적 지분을 합치면 사실상 오너나 마찬가지였다고 내부관계자들은 전했다. 현재 라임자산운용 사건은 원래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서 수사해 왔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뒤 합수단이 해체되면서 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에 재배당됐다. 검찰개혁과 맞물려 검찰의 내부적인 인사문제와 업무인수인계 과정 그리고 코로나 사태까지 더해지며 라임사태의 용의자 체포와 은닉재산 환수는 더더욱 시간이 지체될 전망이다. 결국 피해자들의 피해회복은 사실상 요원해졌다는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검찰출신인 이헌 법무법인의 신병재 대표 변호사는 “최근 정부가 검찰 인지부서 축소방침에 따라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해체하며 수사가 지체돼 라임의 은닉재산 환수는 사실상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