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 전산장애 금융사 상대 소송 추진
2014-03-22 강미애 기자
[매일일보 강미애 기자] 소비자단체가 최근 일부 금융사의 전산 장애로 손실을 본 고객을 대신해 집단 소송을 추진하기로 했다.금융소비자원은 지난 20일 신한은행,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등 금융사의 전신장애로 고객들이 각종 불이익을 겪었을 것으로 보고 22일부터 피해 사례 접수에 나섰다.금소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피해 사례를 모아 해당 금융사와 중재를 시도하고 여의치 않으면 집단 소송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소비자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금융사를 상대로 보상 청구 시, 금융사들이 소비자의 과실을 앞세워 보상을 잘 해주지 않아 소비자단체가 집단 소송 등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지난 2011년 농협 해킹 사태 때도 소비자단체가 피해 고객들을 대신해 중재한바 있다.그러나 사흘간 업무가 마비된 농협 해킹 때와 달리 이번에는 전산장애가 2시간 만에 해결됐고 공식으로 파악된 피해 사례가 21일 현재까지 한 건도 없어 소송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이에 대해 금융소비자원 이화선 총괄지원본부 실장은 “장애시간은 짧았지만 장애가 발생한 오후 2시쯤이 접대나 급여이체 등 기업의 대금 결제가 활발한 시간이라 피해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 피해에 주목한다고 이 실장은 말했다.소비자단체의 집단소송에 대해 금융사들은 적극 대응한다는 입장이다.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신한은행에 직접 민원이나 피해사례가 접수된 바는 없지만 확인되면 충분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농협은행 관계자도 “피해 고객에게 농협은행 자체적으로 원만한 해결을 이미 봤다”며 “의견 표명이 안된 손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농협은행 관계자는 “전체 서버가 다운된 지난 농협 사태 때와 달리 이번의 경우는 특정 영업점만 잠시 렌선을 뽑았다 꽂은 것뿐이어서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소비자단체들은 이번 금융사들의 전산사태와 관련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소원의 이 실장은 “지난 2011년 농협 해킹 사태 후 2년이 지났는데도 전산 시스템은 여전히 무방비 상태로 변한게 없다”며 전산망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금소연의 강형구 금융국장 역시 “금융사들이 인건비 등 수익성을 때문에 대부분의 업무를 전산으로 자동화처리 해놓고 보완에 대한 투자는 미흡하다”고 꼬집었다.강 국장은 개별금융사에 보완을 맡겨두면 인력이나 백신 등에 한계가 있다며 금융사들과 당국이 함께 전산망 보호 관리를 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