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19, 음주운전 교통사고도 비상사태

한국교통안전공단 인천본부 교수 유진화

2020-03-13     김양훈 기자
유진화
[매일일보] 코로나19로 한정판매되고 있는 마스크 2매를 사겠다고 약국 앞에 줄지어 서있는 모습을 보며 매일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대부분 코로나19 감염 확진자 현황과 의료진과 관련 공무원들이 과로에 시달리면서도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에 희망을 갖고 매진하고 있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또한 상인들은 내수 경기의 어려움으로 임대료와 인건비 지급의 어려움을, 기업인들은 수출길 막힘에 따른 걱정을 호소하고 있어 모든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코로나19의 빠른 종식을 기원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음주단속이 뜸해지자 전국 곳곳에서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더구나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도주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한 지자체 공무원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6%로 면허취소 수준인 0.08%의 두 배가 넘는 수치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 2019년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3349명이고, 2018년에 3781명으로 42년 만에 3000명대로 감소했다고 발표한지 두 달밖에 지나지 않았다. 이처럼 3000명대로 감소하였다면 그만큼 교통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은 높아졌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언론에서 발표되고 있는 교통사고를 보면 국민들의 의식 향상이 교통사고 감소로 이어진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코로나19의 감염우려로 음주단속이 뜸해지자 여기저기에서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하니 교통사고 감소가 국민들의 의식 향상으로 인한 감소가 아니라 단속 강화로 인한 감소가 아닌가 싶어 매우 우려스럽다. 생각이 먼저 바뀌어야 행동이 바뀐다고 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손 자주 씻기와 옷소매로 가리고 기침하기 등 온 국민의 위생예절이 바뀌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생각과 행동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 그것도 단기간에 이렇게 전 국민이 동참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생각과 행동이 정착되기까지 언론의 지속적인 보도도 큰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심은 감염 속도가 빠르고 정확한 치료제가 밝혀지지 않아서인 것 같다. 그러면 매년 3-4000명씩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것에 대해서는 왜 위험을 못 느끼는 걸까? 특히 음주사고로 인한 희생이 더 이상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한 젊은이의 이름을 딴 ‘윤창호 법’이 시행됐음에도 음주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우리 모두 각성을 했으면 한다. 전년대비 음주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14.7% 줄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어떠한 교통사고보다도 사전에 예방가능한 사고는 바로 음주운전 사고이다. 운전대를 잡는 운전자나 같이 타는 동승자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음주 후 운전대를 잡는 행동은 계속될 것이다. 모든 운전자의 의식을 바꾸는데 더 많은 희생자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며, 음주사고로 인한 희생자는 ‘윤창호’ 한 젊은이의 아까운 생명으로만 끝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