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장석환 서울시선관위 …“안전하고 쉬운 투표, 포기하지 마세요”
[매일일보]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모든 이슈가 잠식되고 있다. 물론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등 온 국민이 힘을 모아 극복에 노력하고 있으나, 종식될때까지 혼돈과 사회적 멈춤사태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4월 15일 국회의원선거가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왔으나 거리에서 선거운동이 사라졌고 후보자들도 보이지 않는다. 어느때보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의 외면으로 낮은 투표율이 우려되는 상황을 부인하기 어렵다.
민주적 사회는 구성원 전체의 참여와 목소리가 일련의 정치가정에 투영되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낮은 투표율은 그러므로 대의민주주의제도의 커다란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선거를 대의민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할 수 있을 때 더 많은 구성원이 참여하는 선거일수록 더 민주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투표율을 높이는 뾰족한 방법이 있을까. 일부 외국의 사례와 같이 투표행위에 강제성을 부여하여 기권 시 불이익을 부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사회적협의가 필요하고 반발이 초래될 수 있다. 이벤트성의 선택적 유인책은 어떨까. 이를테면 투표를 한 유권자에게 마스크나 상품권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면 말이다. 투표율을 높이는 효과가 다소 있을지 모르지만, 그 비용은 고스란히 국가의 부담이며 단발적인 이벤트성의 유인책은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선거관리 제도는 다른 나라에 비하여 매우 유권자 친화적으로 설계돼 있다. 유권자들은 사전투표일이나 선거일 당일에 신분증만 챙겨서 투표장에만 가면 된다. 미국의 경우 유권자가 투표하기 위해 직접 선관위에 등록해야만 하며 다른 나라의 경우도 투표를 하려면 유권자의 불편함과 번거로움이 뒤따른다.
오프라인 선거운동은 중지되었지만 온라인상의 선거운동과 정책·공약은 언제든지 살펴볼 수 있다. SNS나 유튜브로 정당과 후보자의 모습을 살펴보고 옥석을 가려낼 수도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마련한 대한민국 공약이슈 지도(issue.nec.go.kr)에서 다양한 우리사회의 의제를 살펴보고, 정책·공약 알리미(policy.nec.go.kr)에서 정당과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을 확인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nec.go.kr)의 “유권자 희망 공약”에서 정책 아이디어를 공약으로 제안하는 것도 흥미롭지 않을까.
선거관리위원회는 코로나19 감염에 대비하여 유권자가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선거관리 대책을 강구할 것이다. 투·개표소에 대한 철저한 방역 뿐만 아니라 선거인의 발열을 엄격히 체크하는 것은 물론이며 확진자 등에게는 별도의 투표편의를 제공하는 등 유권자가 안심하고 편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열어놓고 대책을 마련중이다.
감염병에 대한 공포로 투표할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의 한 표가 우리나라의 역사를 만들고 보다 발전된 대의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걱정되는 마음으로 투표소에 가야 하는 의구심과 머뭇거림을 거두고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를 떠올리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