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출범 한달… ‘헛구호’ 경제정책

콘트롤타워서 집행부처까지 ‘1기경제팀’ 뒤늦은 진용 ‘지적’

2014-03-24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25일로 꼭 한 달을 맞이하지만 24일에야 기획재정부 1·2차관을 내정하는 등 당분간 경제 국정운영의 파행이 불가피해 보인다.경제수장인 기재부장관 겸 부총리는 내정된 지 한달을 코 앞에 앞둔 지난 22일 겨우 임명장을 받았다. 장관과 1, 2차관 인사가 지연돼 그간 지휘부 부재에 따른 업무차질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실제 22일 예정됐던 물가관계장관회의는 주재할 간부가 없어 취소됐다. 우려했던 업무차질이 현실화됐다.경제검찰인 공정원의 수장은 아직 인사청문회 날짜조차 잡지 못한 채 여야가 신경전만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여당인 새누리당 측은 조속히 인사청문회를 열어 한 후보자의 도덕성 및 업무 능력을 검증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민주통합당 등 야당 측은 한 후보자의 ‘김앤장’ 근무경험과 탈세 등의 의혹이 드러나 부적격 인사인 만큼 청문회를 개최할 필요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경제 콘트롤타워에서 집행부처까지 한 마디로 정부 경제팀이 텅 비어있는 셈이다.반면 박 정부는 정부조직개편이 확정되면서 이명박 정부와의 단절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과거 정부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청산하고, 그 때 임명됐던 사람들을 솎아 냄으로써 국민적 지지를 확보하고 새출발을 위한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출국금지조치는 이런 분위기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원 전 원장은 지난 22일 퇴임식 이후 이틀만인 24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었다.원 전 원장이 국내에 없을 경우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 의혹과 관련해 5건이나 되는 본인과 국정원 관련 고소·고발 사건에 차질이 빚어지고 ‘국정원 댓글녀’에 대한 검찰 수사 이후 하기로 한 국회 국정조사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언론계의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였던 MBC 김재철 사장 해임안도 주말에 전격적으로 상정됐다.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23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김 사장 해임안을 상정했다. 26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해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김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때 임명된 인사로 야당으로부터 강한 퇴진 요구를 받아왔고 새정부도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던 인사다.과거 정부와의 단절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박근혜 대통령은 원할한 국정운영을 위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박 대통령은 정부조직법 국회 통과 지연, 장·차관 기용 과정에서 특유의 ‘나홀로 인사’ 방식, 부실한 검증 등으로 취임 한 달도 안돼 지지율이 50% 이하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의 최근 조사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가 44%로 직선제 이후 역대 대통령 임기 1년차 1분기 지지도와 비교하면 역대 최저치다. 그동안 가장 낮았던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5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