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공천 갈등 증폭' 무더기 무소속 출마에 황교안·홍준표 정면충돌

"대열 이탈은 국민명령 불복" vs "쫄보정치, 갈팡질팡 리더십" 황교안 선대위 출범날 권성동 등 공천 발발 무소속 출마 선언

2021-03-16     조현경 기자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 사퇴에도 불구하고 미래통합당 공천 갈등은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다. 무소속 출마와 재심 요구 등 당내 공천 반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황교안 당대표가 16일 정면충돌했다.  ▮황교안, 홍준표에 "지역 옮기며 억지 명분"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겠다고 밝힌 뒤 "일부 책임 있는 분들이 당의 결정에 불복하면서 자유대열에서 이탈하고 있다"며 "총선 승리라는 국민 명령에 대한 불복이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역을 수시로 옮기면서 억지로 명분을 찾는 모습은 우리 당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정치 불신만 더 키울 뿐"이라고도 했다. 이어 "분열하는 세력은 패배를 면치 못한다. 이번 총선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국민 승리를 위한 선당후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넓은 정치를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이는 홍 전 대표를 노골적으로 겨냥한 발언이다. 또한 황 대표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내놓은 첫 메시지이기도 하다. 홍 전 대표는 당초 고향인 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에 출마할 예정이었으나 공관위의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에 양산을로 이동했지만 컷오프(공천 탈락) 당하자 '막천'이라고 반발하며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 홍준표 "입 다물고 종로 선거나 집중해라" 황 대표의 저격 발언에 홍 전 대표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황 대표가 기막힌 말을 했다. 참 가관이다"라며 "협량 정치, 쫄보 정치를 하면서 총선 승리보다는 당내 경쟁자 쳐내기에만 급급했던 그대가 과연 이런 말을 할 수 있나"라고 했다. 이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텐데 그대는 이제 그만 입 다물고 종로 선거에나 집중하라"며 "그대의 정치력, 갈팡질팡 리더십을 보고 투표할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대가 TV 화면에 안 나오는 것이 우리 당 승리의 첩경이다"라고 덧붙였다. ▮ 권성동 등 무더기 무소속 출마 선언 홍 전 대표와 황 대표의 설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통합당 내 공천 갈등은 확산일로를 달렸다. 이날 강원 강릉에서 컷오프된 권성동 의원도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권 의원은 강원 강릉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을 한 달 앞두고 강릉 활동이 전무한 사람이 하루 만에 낙하산 공천됐다"며 "잠시 통합당을 떠나 강릉 시민후보로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 또한 잘못된 결정을 할 수도 있다"며 "홍윤식 후보 공천 시 여론조사나 강릉민심 청취나 객관적 데이터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 지도부가 기존 저의 정치행보를 지켜보고 이를 수용하지 않고 홍 후보를 공천한 것은 정치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최고위에서는 공관위가 제출했던 지역구 후보자 결정 34건에 대해 재의 요구를 하지 않고 공천을 확정했다. 34건 중에는 재심을 요구한 권 의원에 대한 의결도 포함돼 있었다. 공관위는 강원 강릉에 홍윤식 전 장관을 단수추천했다. 이날 무소속 출마는 권 의원 한명에 그치지 않았다. 통합당 공천을 신청했던 전 자유한국당 서울·수도권 당협위원장들과 단체장 출신 후보 14명은 무더기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또한 남양주을 예비후보 이석우 전 남양주 시장도 단수후보 지정을 철회하고 경선을 요구했다. 그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