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통기업 국내 골목상권 장악

유통법 외국업체 규제 못해...기업형 마켓 등 세력 확장

2014-03-25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일본계 유통 대기업들이 국내 골목상권을 장악해가고 있다.

현재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의 골목상권 진출을 막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이 외국계 유통업체들은 규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25일 경제계 등에 따르면 일본 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출은 유통과 외식, 금융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유통부문의 진출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대표적인 일본계 유통 대기업인 트라이얼 계열의 마트는 지난 2004년 국내에 처음 진출한 이후 현재까지 부산 5곳, 창원·밀양·함안에서 각 2곳, 경남 김해 및 경북 영천 지역에 각 1곳의 점포를 열었다.트라이얼 마트는 업태별로 중소편의점 형 슈퍼마켓인 트라박스 4곳, 기업 형 슈퍼마켓인 트라이얼 마트 8곳, 또 다른 기업 형 슈퍼마켓인 트라이얼 슈퍼센터 1곳 등이다.이들 업체들은 지난 2011년 국내 매출은 510억 원을 기록했다.일본계 수퍼마켓 바로마트도 지난 2009년 국내에 진출한 뒤 현재 부산 1곳과 김해 2곳에서 영업 중이다.이들은 영업규제를 피하기 위해 소형 편의점 형태로 국내에 진출하는 등 틈새전략을 펼치면서 지역 골목상권을 잠식해가고 있다.일본계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도 지난해까지 국내 860개의 점포를 열고, 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다이소는 지난해 12월 국내 합작법인 다이소아성산업을 통해 연면적 10만㎡ 규모의 물류센터를 경기도 용인시에 짓고 올해 연매출 1조원을 목표로 세웠다.일본에 수천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모스버거(수제 햄버거), 호토모토(도시락) 등 외식업체들도 지난해 국내에 진출했다.이에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등 시민단체는 지난 15일 오후 부산 해운대 좌동의 한 일본계 마트 앞에서 규탄대회를 갖는 등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은 “국내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해 일본의 재벌 유통기업들이 국내 소매업 분야에 진출해 골목상권을 장악해 가고 있다”며 “전국의 유통망을 장악하려는 일본 마트들로 인해 골목상권의 피해가 커지기 전에 강도 높은 불매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