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통기업, 규제 사각지대 골목상권 진출
2014-03-25 권희진 기자
매장규모 3000㎡이상 돼야 유통법 적용가능
국내 소상공인 속수무책...먹잇감 전락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일본계 유통기업들이 골목상권 규제의 사각지대를 파고들면서 국내 소상공인들이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일본계 수퍼마켓 바로마트는 부산 1곳과 김해 2곳 등에 점포를 운영중이다.또 일본계 유통 대기업인 트라이얼 컴퍼니도 부산 5곳과 창원·밀양·함안에 각 2곳, 경남 김해·경북 영천에 각 1곳 등의 점포를 열었다.이들은 모두 국내시장에서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국내의 대규모 점포나 준대규모 점포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영업시간 제한과 월 2회 의무휴업 규제를 하고 있다.대규모 점포는 총 매장면적이 3000㎡이상의 규모이고 준대규모 점포는 대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회사나 그 계열사가 운영하는 매장이다.바로마트는 국내에 대규모나 준대규모 점포가 없다. 부산 명지점은 991㎡, 김해 장유점은 1320㎡다. 이 때문에 바로마트는 골목상권 진출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트라이얼컴퍼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내에 3000㎡ 이상의 대형 점포가 없다.외국에 3000㎡이상의 유통매장을 많이 운영하고 있더라도 국내에 대형점포가 없다면 규제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업계에서는 외국계 대형 유통업체들이 국내 유통산업발전법 규제의 사각지대를 노린 꼼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일본 대기업의 ‘한국 러시’ 현상을 두고 자국 유통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부닥쳤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타시로 마사미 바로그룹 사장은 지난 2011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일본과 달리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슈퍼마켓의 이익률이 높다”며 “앞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이렇다보니 국내 소상공인들의 반발은 만만치 않다.상인연합회 한 관계자는 “일본계 유통업체는 뾰족한 제재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국내 대형마트나 SSM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라며 “외국계 대형 유통업체들로부터 국내 골목상권을 지켜낼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