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친환경 선박' 타고 불황 파고를 넘다
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 등 친환경 기술 개발 통한 사업 영역 확대
2013-03-27 김효인 기자
[매일일보 김효인 기자] 조선업계가 친환경 선박 개발에 나서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현대중공업, STX조선, 대우조선 등 주요 조선업체들은 친환경 선박 개발을 통해 시장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0년 녹색경영을 선포한 이래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5년 30%, 2030년까지 70%로 감소시킬 수 있는 친환경 선박을 목표로 다양한 개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삼성중공업은 최근 나이지리아 BGT사로부터 LNG선 4척을 포함해 60여척의 친환경 선박을 수주, 선박 1척당 연간 최대 36억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또한 27일 인천항만공사가 발주한 아시아 최초의 LNG선박 '에코누리호'를 건조했다.이외에도 한진해운과 지난해 말부터 선박 연료소모량을 최대 15%까지 절감할 수 있는 '선박 통합 에너지관리 시스템'을 공동개발하고 있다.선박 통합 에너지관리 시스템은 운항경로, 트림, 엔진 및 추진 성능, 배기가스 배출량 등 선박의 연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 관리해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첨단 기술이다.삼성중공업이 건조하는 한진해운의 4600TEU급 컨테이너선에 오는 5월에 장착돼 2016년 말까지 실선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이와 더불어 선박 외판에 선체 주변 물의 흐름을 제어, 선박 운행에 소요되는 연료를 5% 가량 줄여주는 연료저감장치 '세이버핀'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현대중공업은 지난 12일 세계 최초로 G타입의 친환경 선박엔진 제작에 성공했다.이 엔진은 엔진 실린더 내부 피스톤의 이동거리를 늘리는 최신 기술을 적용, 기존 엔진 대비 7%의 연비 향상과 7%의 유해가스 저감이 가능하다.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 엔진을 포스트파나막스급(75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한 개) 컨테이너선에 탑재할 경우 선박 평균수명인 25년간 운항 시 연간 32억원의 경비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STX조선해양은 지난 2010년 그리스 해운선사인 니키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가량 감소시킨 1만 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해 독일선급(GL)으로부터 연비 개선이 이뤄졌다는 선박제조 연비지수(EEDI) 인증을 획득했다.EEDI란 선박의 연비효율을 나타내는 지수로, 1t의 화물을 1해상 마일(1.852㎞)을 운반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의미한다.STX조선해양은 이외에도 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기술을 응용한 다양한 선박 개발을 기획 중이다.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덴마크 만디젤과 함께 고압 천연가스를 주연료로 하는 선박용 추진 시스템을 개발했다.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 선박시스템을 1만 4000TEU급 컨테이너운반선에 적용할 경우 연간 약 1200만 달러 이상 연료 절감 효과가 있다"며 "포스코파워와 함께 선박용 연료전지도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엔진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10%의 연료 절감 효과를 보는 폐열회수 장치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이 1년간 사용하는 유류비는 선박 가격의 20~30%에 달한다"며 "선박 노후화로 인한 유류비 증가 부담으로 인해 고효율 선박 수요가 늘고, 특히 국제해사기구가 올해부터 EEDI(선박제조연비지수)가 일정한 수준을 넘지 못하면 선박을 아예 운항할 수 없도록 규제해 올해 친환경선박을 중심으로 한 조선업계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