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 맏아들'이 DB인베스트에 담보를 대느라 DB손해보험 주식을 90% 가까이 잡혔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DB그룹 총수인 김준기 전 회장 장남인 김남호 DB손보 부사장(사진)은 현재까지 DB인베스트 채권자에 1090억원어치 담보를 제공하고 있다.
김남호 부사장이 마지막으로 담보를 내놓은 날은 이달 12일이다. 그는 DB손보 주식 40만주(약 137억원)를 DB인베스트 채권자인 큐리어스파트너스 사모펀드에 담보로 주었다.
이번 담보 제공으로 김남호 부사장이 잡힌 DB손보 주식은 개인 지분 637만9520주(발행주식대비 9.01%) 가운데 약 87%에 해당하는 557만주로 늘었다.
더 많은 주식을 잡힐 가능성도 있다. 담보가치가 주가 하락으로 떨어졌다. DB손보 주가는 올해 들어 20일까지 5만2300원에서 2만8600원으로 45% 넘게 내렸다.
DB인베스트가 2019년 말 현재 김남호 부사장으로부터 빌린 돈은 20억원에 달한다. 2018년 5억원을, 이듬해 15억원을 차입했다. 김남호 부사장에게는 2년 동안 이자로 7300만원 가까이 줬다.
김준기ㆍ김남호 부자는 DB인베스트 주식을 저마다 73.51%와 26.49%씩 100% 가지고 있다. DB인베스트는 2018년 영업이익 7억원과 순손실 3억원을 기록했다.
김준기ㆍ김남호 부자는 DB인베스트처럼 DB스탁인베스트 지분도 100% 가지고 있다. DB스탁인베스트도 DB인베스트에 DB메탈 주식 255만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DB인베스트나 DB스탁인베스트는 DB그룹 전신인 동부그룹 유동성 위기 당시 총수 일가 경영권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DB그룹은 재무구조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DB인베스트 채권자인 큐리어스파트너스로부터 도움을 받은 걸로 알려졌다. 박승근 큐리어스파트너스 대표는 동부그룹 재무팀 출신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