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ODM ‘세대교체’ 바람...2세 경영시대 개막
코스맥스‧한국콜마‧코스메카코리아 이끄는 40대 ‘젊은 총수들’
핏줄 아닌 능력으로 승부…현장경험으로 경영좌표 변화 전망
2020-03-24 전지현 기자
[매일일보 전지현 기자] ‘세대교체’ 바람이 화장품ODM(제조자개발생산)업계까지 강타하고 있다. 한국콜마에 이어 코스맥스그룹까지 후계구도가 명확해지고 있어서다. 충분한 경영수업을 거쳐 경영전면에 선 40대 ‘젊은 총수’란 점에서 경영좌표가 혁신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장품ODM ‘빅3’ 가운데 코스맥스그룹 이경수 회장,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은 각각 연년생 형제인 이병만 코스맥스 부사장(42), 이병주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부사장(41)과 윤상현(46) 한국콜마 부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하고 세대교체 작업에 돌입했다.
코스맥스그룹은 지난 23일 창업주 이 회장의 장차남을 각각 코스맥스와 코스맥스BTI 대표에 신규 선임했다. 이 회장은 두형제를 그룹 핵심 계열사 대표에 맡기면서도 전문경영인들도 각자 대표체제로 영입해 기업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회장 장남인 이병만 부사장은 홍익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코스맥스BIT 기획조정실과 해외 영업총괄 부사장을 거쳐 화장품분야의 전문성을 쌓았고, 올해 국내 마케팅본부 총괄 부사장에 자리했다. 차남인 이병주 부사장은 미시간대학교 MBA를 거쳐 2008년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이사로 회사경영에 발을 내딛었다. 이후 코스맥스NBT 미국 법인장과 영업마케팅 총괄을 담당해 왔다.
언뜻 두형제는 지분이 각각 코스맥스BTI 3%와 2.77%에 불과해 승계작업 마무리가 덜 된듯 보인다. 그러나 그룹 지주사격인 코스맥스BTI가 핵심계열사인 코스맥스(26.24%)와 코스맥스NBT(38.17%) 최대주주로, 장차남이 미량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거머쥔 모습이다.
앞서 한국콜마도 지난해말 임원인사를 통해 창업주의 장남을 부회장에 앉혔다. 윤 부회장은 서울대, 스탠포드대 경영공학 석사 출신으로, 글로벌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이사까지 역임했다. 이후 지난 2009년 한국콜마 상무로 입사, 한국콜마홀딩스 기획관리부문 부사장 등을 거쳐 2016년 대표에 올랐다.
윤 부회장은 대표 취임 후 화장품과 제약 비즈니스를 직접 챙겨왔는데, 특히 CJ헬스케어 인수(2018년), 제이준코스메틱 인천공장과 대한제당 바이오의약품 티케이엠 경영권 확보(2019년) 등이 그의 작품으로 꼽힌다. 윤 부회장은 현재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30.2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반면, 코스메카코리아는 창업주인 조임래 회장과 박은희 부회장 두 부부가 경영권을 쥐고 있어 아직 후계자를 전면에 내세우진 않았다. 하지만 연년생인 두형제가 회사 내부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어 검증을 거쳐 때가 되면 요직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장남인 조현석 상무(39)는 코스메카코리아 경영기획팀 총괄 상무이사로 재직중이다. 가천대 무역학과, 성균관대 MBA 출신인 조 상무는 2010년 계열사 엔도르핀 코스메틱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한 뒤 2013년 코스메카코리아로 자리를 옮겼다.
차남인 조현철(38) 코스메카코리아 부장은 성균관대학교 화학과 졸업 후 동우화인켐 선임연구원을 지냈다. 이후 2013년부터 코스메카코리아에서 부장으로 재직하며 한때 회사가 2018년 인수한 미국내 화장품 제조사 잉글우드랩 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한달만에 사임했다. 그러나 조 부장은 여전히 잉글우드랩 경영총괄 사내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더욱이 잉글우드랩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해 조 부장의 경영능력 입지도 굳어지는 모습이다.